원철 | 작가하얀 눈은 세상을 밝히는 영원한 사랑의 상징적 존재로 표현했다. 극을 쓴 원철(46·한암사주지) 스님은 “이 작품을 통해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가 그 목적을 해부했다”며 “인간의 사랑은 영혼의 경계까지”라고 역설했다. 천안 제일의 주먹인 왕우창에게 여자는 욕구분출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왕우창에게 정신적 사랑을 깊게 새겨준 김비서는 공교롭게도 친구인 정병철과 12년간 내연관계를 맺어온다. 이러한 인물들을 극작가인 원철 스님은 어떻게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정작 스님 본인은 단 한번도 남녀간의 사랑을 나눠 본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작품으로 표현된 언어나 상황설정 등은 놀랍도록 세심하게 묘사돼 있다. 거기다 건달조직은 물론 그들의 거친 말과 행동까지 담아내고 있다.스님이 어떻게 남녀간의 사랑을, 조직폭력의 세계를, 혼탁한 사회를 그려냈냐고 묻자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와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소설 등을 수십 편씩 밤을 새며 보고 연구했다. 그러다 보니 대화도중 자연스럽게 욕도 튀어나와 스스로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답했다.그렇게 해서 탄생된 가상의 인물에 주변 인물이나 소문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대입시키자 훌륭한 주인공이 탄생되더라는 것이다. 공연시간 1시간20분 예정된 ‘하얀 눈이 내리네’는 열흘 동안 20여회의 수정보완을 거쳐 탄생된 작품이다. 대학로에 그의 존재를 알리며 수차례 앙코르 공연을 가졌던 ‘붓다를 훔친 도둑’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