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최적의 기상 여건에 힘입어 그 어느해 보다 배 맛이 달고 풍작도 가능했다.
성환지역은 서해안과 근접한 구릉 지대로서 일찍이 배 재배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성환을 비롯한 천안지역에서 재배된 배는 과육이 연하고 수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담황색 고운빛깔로 투명해지는 느낌이 감도는 숙성된 과일의 무게는 보통 500g~700g 정도다.이 정도면 시원하고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 또한 수분이 많아 이뇨작용을 돕고 갈증과 숙취해소에 좋다고 한다. 지난 9월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팀이 배에 대해 공동 연구한 결과 배 섭취 후 흡연이나 구이음식 섭취 등으로 체내에 축적될 수 있는 발암 물질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때맞춰 배에 대한 후식용 과일 선호도가 급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배는 오래 전부터 야산에 자생하고 있는 돌배가 원종이다. 문헌상 918년 삼국유사에 배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재래배는 청실리, 황실리, 수향배, 참배, 문배 등의 이름으로 19세기 초부터 재배돼 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개량배가 도입된 것은 1920년대 부터다. 그때부터 재래배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개량배는 도입국인 일본보다 품질이 오히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 곽노일 계장은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가을철 강우량이 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기다 중요한 수확기의 일조량은 일본의 2배 이상이며 강풍이나 태풍의 위험도 훨씬 적어 지리적으로 세계 최고의 배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분과 단맛이 많은 시원한 과즙은 갈증 및 숙취 해소는 물론 소화제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알부민성분이 많아 미용효과도 높다. 특히 칼슘, 칼륨, 나트륨 등의 함량이 많은 미네랄 식품이며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연육효소가 있어 냉면, 육회나 고기에는 반드시 들어가 우리나라 국민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배 1백g에는 수분이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섬유 0.5%, 당질 10%, 칼리 51㎎, 칼슘 8㎎, 나트륨 14㎎, 인 4㎎, 비타민-C 4㎎, 비타민 B1 0.06㎎, 비타민 B2 0.04㎎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