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편의 무시, 보호작업장 부실시공, 세상과 격리된 그들만의 공간 천안시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함께하는 삶, 어울림, 경제활동 등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부여된다. 그러나 준공된지 불과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작업장은 장애인 보호시설이라고 하기에는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면면을 살펴보면 상식을 벗어난 설계와 졸속 추진된 시공이 사회통합이 아닌 격리와 상실감을 부추기는 시설이라는 인상이 짙다. 건물의 부실시공으로 1층 작업장에서 물이 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작업장위치도 동서대로(고가교) 아래에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매우 어렵다. 약도와 위치설명을 상세히 듣고 나서도 찾기가 수월치 않을 정도며, 비포장 진입로는 먼지가 풀풀 날린다. 장애인보호작업장 진입로의 비포장 길은 먼지와 진흙탕이 반복된다.(9월24일 모습)비온 뒤에는 바닥이 질퍽거려 차량통행도 어렵다. 뒤늦게 개관식에 맞춰 자갈을 깔았지만 휠체어 통행에 진동이 발생하고 바퀴의 마모가 빨리 올 것이 우려됐다. 화장실 입구는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비좁게 만들어졌다. 비장애인 조차도 불편한 위치에 휴지걸이대가 설치돼 장애인들의 이용을 어렵게 했다. 건물 한 켠에는 깨진 변기가 방치돼 있었는데 알고보니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수압이 낮아 철거한 페달식 변기(9월24일 모습)장애인용 페달식 변기를 설치했다가 수압이 낮아 도저히 이용이 불가능해 지자 다시 해체시킨 후 일반용 변기로 교체해 설비한 것이다. 결국 페달식 설비는 물조차 내려가지 않는 무용지물이 돼 버렸고, 임시방편으로 노란색 플라스틱 배관을 벽면 밖으로 돌출시키며 땜질식으로 마무리했다. 장애인 편의는 외면된 채 이중으로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여자화장실은 더욱 심각하다. 휠체어 장애인을 변기로 옮기는 역할을 맡아줄 도우미가 화장실이 비좁아 운신하기도 힘들다.건물 1층과 2층을 연결해 주는 승강기는 무늬만 장애인용일 뿐 일반승강기와 다를 바 없다. 화장실 입구와 마찬가지로 비좁고 불편하다. 준공 2개월이 지나도록 휠체어 장애인용 좌식버튼이 작동되지 않았고, 문이 3초만에 닫혀버려 장애인들의 불편은 심각한 수준이었다.(10월18일 개관식 일정에 맞춰 승강시설 보완) 건물 옥상도 단절돼 있다. 장애인이 옥상을 이용할 수 없도록 가파른 계단이 통로를 차단시키고 있다. 장애인보호시설 내에서도 장애인 이동권 제약이 심각하다.백웅선 원장은 “넓고 시원하게 탁 트인 옥상이 휴식 겸 재활의 장으로 더 없이 좋은 공간인데 전혀 활용할 수 없도록 단절돼 안타깝다”며 “옥상까지 엘리베이터를 연결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샤워실도 마찬가지다. 복도에서 샤워장으로 이어지는 중간에 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통신시설도 신청한지 3주일 이상 지나서야 개통됐다. 한국통신에 그 이유를 묻자, 통상 하루나 늦어도 이틀이면 개통되는데 이 건물은 자체적으로 통신을 위한 기본설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모든 부분에 대해 천안시 관계부서는 “어떻게 처음부터 100% 만족할 수 있는가. 앞으로 발생되는 불편이나 문제점은 보완해 나가면 되지 않는가”라는 답변이었다. 성무용 시장은 개관식장에서 제2, 제3의 장애인 복지시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설명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문제점들은 생활과 직결되며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점들이었지만 무시됐다. 제2, 제3의 시설들도 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꿈의 공간이며 희망이어야 한다. 그러나 기본조차 무시된 부실 덩어리 건물이 장애인정책에 대한 천안시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