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축제 2004’ 축제는 화려했다. 그러나 화려한 축제 뒤에 가려진 아쉬움도 컸다.
천안흥타령축제 3박4일 취재여록 ‘흥타령축제 2004’는 춤을 전면에 내세워 민족의 고유정서를 폭넓게 수용해 일반대중과 문화코드가 맞아떨어진 성공적인 축제였다.바쁜 업무와 병행하면서 휴일까지 반납해 가며 행사를 준비한 관계공무원들에게 칭찬을 아낄 수 없다.거기다 1백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안내, 청소, 행사진행, 급수봉사, 주차관리 등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맹활약을 펼쳤다.농민들은 우수한 농산물, 안전한 먹거리를 들고나와 무료시식행사를 열었고, 시민단체에서는 유익한 정보가 담긴 상담실을 운영했다. 각종 기업과 단체는 물론 개인들까지 나서서 체험장을 열어 행사에 동참했다.3박4일간 행사는 보이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아쉬움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6월21일부터 7월말까지 한 달여에 걸친 춤 경연팀을 접수했다. 그리고 또 한 차례 연장접수를 한 결과 81개 팀이 신청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는 신청했던 27개 팀이 중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청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또한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참가했던 팀이나 수상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 수상팀들을 천안시의 각종 행사에 초대하거나 천안시 홍보대사로 위촉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9월30일 열린 거리퍼레이드는 시청을 출발해 아라리오 광장까지 2㎞구간에 이르는 거리에서 진행됐다. 가장 혼잡한 시간에 차량통행이 2시간여 통제돼 사전에 행사를 알지 못한 운전자들과 승강이가 벌어지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이통장 협의회 등의 협조로 사전에 충분한 시민홍보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행사안내 팜플렛이 나돌았다.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위한 영문, 한자, 일본어 병행표기도 검토돼야 한다. 일부 한자표기 팜플렛이 천막 한 켠에 쌓여있었으나 얼마나 활용됐는지 여부는 미지수다.또한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을 간략히 소개해 주는 정도의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세한 안내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그들이 추는 춤의 종류나 그들이 표현한 내용 정도의 소개는 관람객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행사를 취재하는 취재진이나 행사진행요원 조차도 출전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실정이었다.시는 프레스센터 전용 천막도 설치했다. 그러나 보도자료 한 장 없는 프레스센터는 행사관계자나 일부 인사들의 전용쉼터를 넘어서 아이들 놀이터로까지 전락했다. 카메라 기자를 위한 최소한의 촬영조차도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시에서 초청해 참석했다는 20여명의 외신기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다 갔는지 궁금증이 남았다. 한명의 외신기자만이 행사장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도 무대 아래서 사진촬영을 하다가 행사진행요원의 제지를 받아 카메라를 어색하게 거둬들이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또한 공연 도중 무대 아래 학부모로 보이는 관객들이 대거 몰려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덕분에 모든 취재진이 함께 자리에서 밀려났다.춤경연대회 참가자들의 대기 장소도 협소했다. 팀당 최소 15인에서 40여명까지 그 인원을 상상해 보자. 결국 그들은 공원의 한 구석으로 밀려나야 했다.또한 이틀간 벌어진 예선, 본선, 결선, 종합결선의 무리한 강행도 경연참가자들을 지치게 했고, 관객들의 기대감도 반감시켰다. 이와 더불어 심사위원석의 측면 배치도 정확한 심사를 위해서는 개선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인터넷 환경에 친숙한 것은 이제 젊은층만이 아니다. 그러나 네티즌을 위한 축제 홈페이지 관리는 전무했다. 최소한 행사기간 만이라도, 홈페이지에는 참가자들의 면면이나 예선, 본선 결과라도 올라가야 하지 않았을까.편의시설도 마찬가지다. 우선 가장 먼저 개선을 요구했던 내용은 화장실이다. 지난해 지적됐던 청결문제나 수량 등이 일부 보완되긴 했으나 여전히 문제점을 남겼다.남성용의 경우 비교적 양호했으나, 여성용 화장실 앞은 길게 늘어선 행렬이 여전히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일부 급한(?) 여성들이 비교적 한산했던 남성용 화장실로 뛰어들어 내부에 있던 사람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또한 같은 동의 화장실이 남녀 혼합용으로 만들어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에서 남여남여 식으로 길게 늘어선 모습이 볼썽사나웠다. 일부 취객들은 공원 한 켠에 누워버렸다. 또한 주변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상방뇨까지 일삼았다. 물론 시민의식 부재를 먼저 탓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 수습은 필요하다. 어린이나 부녀자들이 느끼는 공포감이나 수치침도 지켜줘야 할 몫이다.장애인들이 행사장을 이동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제한된 공간과 인력과 예산으로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작은 배려로 개선가능한 부분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기자의 눈에 분명 이번 흥타령축제는 시민참여나 내용면에서 매우 발전적이고 성공한 축제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완성된 축제를 위해서는 아직 개선할 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