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축제 2004 특설무대에서 마당극 ‘능소전’을 공연하는 장면.
박현수와 능소가 펼치는 삼거리주막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마당극 능소전“남원에 춘향이 있다면, 천안엔 능소가 있다”춘향전과 필적할만한 천안의 ‘능소전’을 관람하는 것도 이번 행사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이었다.‘춘향전’은 교과서를 비롯한 영화, 연극, 소설 등에서 수없는 작가와 배우 관객이 바뀌며 우리나라 고전소설을 대표해 왔다. 양반집자제 이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이가 신분의 벽을 허물며 엮어가는 사랑이야기에 해학과 감동을 더해 누구나 줄줄 꾀고 있는 이야기다.연극협회 천안지부가 펼치는 마당극 ‘능소전’(연출 한윤섭)은 춘향전과 심청전을 포괄하는 듯한 내용으로 천안삼거리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경상도에 사는 퇴직무관 유봉서가 오랑캐의 침입에 전장으로 떠나며 어린딸 능소를 천안삼거리 주막에 맡기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월이 흘러 능소는 심성고운 처녀로 성장하고, 한양으로 과거보러가던 박현수가 주막에 머물며, 두 사람의 짧은 만남이 사랑으로 발전한다.박현수는 과거에 급제해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한양으로 떠난다. 그사이 고을 이방이 능소를 소유하기 위해 곤경에 빠뜨리지만 박현수가 어사가 되어 다시 나타난다.이어 능소의 아버지 유봉서도 다시 돌아와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마당극 능소전은 이미 삼거리문화제의 단골메뉴로 수차례 공연을 가졌으며, 삼거리문화제가 16년간 거듭되는 동안 능소아가씨선발대회를 통해 수많은 능소아가씨들을 배출하기도 했다.해를 거듭할수록 현대적 감각을 가미해 시사적인 내용을 담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마당극 ‘능소전’이 열리는 동안 무대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들어 흥을 돋우었다. 춘향전과 심청전의 내용을 떠올리며 감상한다면 능소전만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내용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지 기대가 크다.한편 천안경기민요전수소에서 주관한 정통 소리극 ‘능소전’(연출 묵계월)도 비슷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다만 마당극에서 등장한 이방역은 권 진사가 대신하고, 능소의 앞날을 예언해 주는 무명대사도 등장한다. 소리극 능소전은 10월12일(화) 시민회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