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리 통권 1백호를 회원들에게 발송하기 위해 우편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 어울림 회원들.
천안지역장애인종합 월간지 1백호 발행‘한빛회’.그 곳은 지난 20여년간 한결같이 밝은 미소를 가진 아름다운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곳은 언제나 밝은 사람들의 정감어린 담소가 넘쳐난다. 그 담소를 한데모아 매월 엮어놓은 것이 바로 ‘한빛소리’다. 한빛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밝은 미소를 간직한 아름다운 사람들로 변해간다. 산골 외딴 농장에서부터 복잡한 대도시 빌딩 숲까지 메아리쳐 나가고 있다.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가 눈덩이처럼 커져 혼탁했던 마음이 정화되고, 얼었던 마음이 녹아나고, 닫혔던 마음이 열린다. ‘한빛소리’는 ‘희망을 부르는 소리’장애인 어울림단체인 ‘한빛회’에서 81년부터 발행해온 종합장애인정보지 ‘한빛소리’가 지난 8월29일 통권 1백호를 탄생시켰다. 그날 한빛소리(발행인 박광순) 편집진은 통권 1백호를 발행한 감격을 만끽하며 작은 잔칫상을 차렸다. 그리고 지난 20여년간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함께한 역대 편집장과 홍보국장이 한데 모여 잔을 채우고, 떡을 나누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타자기와 등사기를 이용하던 시절부터, 꼭꼭 눌러쓴 볼펜글씨를 복사해 돌려보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들의 이야기는 그칠 줄 몰랐다. 당시 여러 가지 어려웠던 여건으로 발행중단 위기를 수차례 맞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분기별, 격월로 발행하며 그 맥을 이어오던 지난 2002년 비영리 등록단체로 활동의 폭을 확대하며, 매월 정기발행을 할 수 있었다.편집진은 어려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교도소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를 떠올리며, 서로를 채찍질하고 있다.편지에는 “귀 모임의 한빛소리를 매달 읽으며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빛소리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교도소에 있던 그 재소자에게는 한빛소리가 바로 희망의 소리였던 것이다.뿐만 아니라 지역의 장애인이나 여러 소외계층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전령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현재는 매월 2천부를 발행해 천안시는 물론 전국의 장애인 어울림단체나 회원들에게 전파되고 있다.한빛회 문화증진센터 최재석(32) 간사는 “처음 시작은 비록 서툴고 어눌했지만 앞으로는 2백호 1천호가 되고, 전국 2만명 회원이 한빛소리를 손꼽아 기다리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한빛회’는 어떤 곳?‘한빛회’는 1981년 UN에서 정한 ‘장애인의 해’에 박광순 대표를 비롯한 지역에서 뜻있는 30여명의 인사들이 조직한 장애인 어울림단체다. 이들은 장애인 인권운동은 물론 친목도모, 정보 및 문화교류, 스포츠활동(좌식배구, 좌식배드민턴, 보치아),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에 직간접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박광순 대표는 “비장애인에게는 사소한 일이 장애인들에게는 전부일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삶의 의욕마저 꺾일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때문에 박 대표는 한빛회에서 발행하는 한빛소리가 “장애인에게는 살아가는 방식이나 존재의 이유를 깨닫게 해주고,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그동안 한빛소리에 올렸던 글을 모아 ‘비오는데 양산을 들고’라는 책을 펴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를 것 없는 일상생활과 사고, 행동, 갈등 등이 부담 없는 필체로 묘사돼 있다. 특히 박대표 자신이 장애인이면서도 비장애인들보다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