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진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정형외과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손과 손목. 학생, 주부, 직장인 등 직업과 나이를 불문하고, 일상에서 우리 손과 손목은 바쁘게 움직인다. 밥을 먹거나 물건을 집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사소한 움직임부터 세심한 동작까지 손과 손목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이처럼 혹사당하는 손과 손목이 결국 병이 난 수부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의 급증으로 젊은 층 환자 역시 늘고 있다.
아침이면 구부리기도 힘든 손가락(방아쇠수지)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움직일 때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잘 구부러지지 않고, 딸각 소리가 나는 특징이 있다. 손 사용이 잦은 직업군에서 주로 나타나며, 류마티스관절염‧당뇨병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손가락을 굽힐 때 힘을 주어도 특정 구간까지는 잘 굽혀지지 않다가 그 구간을 지나면 잘 굽혀지는 증상이 있다. 이외에도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날에는 통증이 심해지고, 초기에는 아침에 손이 뻣뻣해지고, 강직되는 느낌이 있다.
방아쇠수지 치료법에는 주사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주사치료는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가 혼합된 주사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다. 1회 주사 후 2~6개월 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경우에 따라 완치되거나 수년 뒤 재발할 수 있다. 지속적인 주사치료는 힘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2회 이상 시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 ▶주사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통증이 재발했거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거나 ▶여러 개의 손가락이 한 번에 아프거나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다면 주사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50%미만이다. 이때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1㎝ 정도 절개 후 해당 부위의 터널 공간을 넓혀주는 수술로 국소 마취로 진행된다. 수술시간이 짧고 간단해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저리고 아픈 손목 ‘수근관증후군’
손목에는 손목뼈가 있고, 그 위로 인대가 있다. 손목뼈와 인대 사이의 공간을 수근관이라고 한다. 수근관 안에는 손바닥과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과 9개의 힘줄이 있다.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내부압력이 증가하면서 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수근관증후군이며,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수근관증후군은 서서히 발생하며, 주로 양쪽 손목에서 나타난다. 증상에는 ▶통증, 저림, 감각마비 ▶엄지손가락 주위 근육 쇠약 및 위축 ▶손바닥 방향 엄지, 검지, 중지, 약지 반의 감각이상 ▶부종감 ▶손 끝 화끈거림, 시림 등이 있다. 특히 밤에 증상이 악화된다.
수근관증후군 치료법에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근육의 위축 없이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손목을 부목으로 고정시키거나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를 투여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지나친 손목‧손 사용을 자제하는 등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근육 위축이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해지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등에는 수술이 권장된다.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잘라주는 수술은 손목 절개부위에 마취제를 주입하는 국소 마취법을 통해 이뤄진다. 수술 후에는 최소한으로 손을 움직일 수 있고, 약 2주 후에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손 사용이 가능하다. 최대한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