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으로 한 해 접수되는 112 신고가 천만 건을 넘어섰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2년에 접수된 112 신고는 1177만 158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찰관(지구대?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전국적으로 일 평균 3만2000여건의 112 신고를 처리하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112 신고가 늘어나면서 장난·허위 112 신고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관내 7415건의 허위 112 신고가 접수 됐고, 이는 작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38.5%나 늘어난 수치다. 이유 없이 경찰관을 불러달라는 단순 허위신고부터 폭발물을 설치해두었다는 등 협박성 허위신고까지 그 유형도 다양하다.
장난삼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혹은 사회에 대한 불만표시로 허위 112 신고를 한다고 하지만 그로 인한 손실은 단순한 추측을 넘어선다. 일례로 경기도 안양에서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승용차에 가두었다’며 신고한 허위 납치신고자에 대해 경찰은 차량 유류비, 출동 경찰관들의 시간외 수당 등을 산정하여 총 13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 중 790여만원을 인정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장난 전화 한 통의 댓가 치고는 실로 엄청난 금액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금전적인 손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허위신고로 인해 정작 경찰관의 도움이 긴요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허위신고가 경찰관의 근무 긴장도를 떨어뜨려 실제 112 신고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장난 허위 신고로 인한 경찰력의 손실은 고스란히 시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지난 4월 경범죄처벌법이 개정되면서 허위신고에 대한 벌금이 1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됐고, 사안에 따라 즉결심판 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경찰청은 최근 ‘허위 112신고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던 허위 112 신고를 엄벌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경찰력 손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적극적으로 제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민의 재산이며 낭비되는 경찰력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더구나 허위신고로 인해 무고한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발생한다면 돈으로도 이를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장난으로 한 허위신고, 그 댓가는 장난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