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 교수(단국대병원 신경과장)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dementia)는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인지기능인 기억력, 주의력, 언어기능, 시공간능력과 판단력을 포함한 전두엽 집행기능 등의 장애가 발생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로서, 특정한 질병을 지칭하는 진단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질환들에 의해서 나타나는 하나의 증후군(증상복합체)을 말한다. 따라서 단순히 기억장애만 있는 경우 치매라고 할 수 없으며, 반드시 기억장애 외에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고 또한 이에 의해 일상생활능력에 장애를 초래할 때 비로소 치매라고 할 수 있다.
치매의 원인 질환은?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70여 가지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가 있으며, 이 둘이 전체 치매의 약 70~8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두부외상, 헌팅톤병, 픽병 등이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들이다.
치매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는 질환들도 있는데 뇌종양, 두부 손상, 대사성 뇌질환, 갑상선 질환, 만성 알코올 중독 및 영양결핍증 등으로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치매는 얼마나 흔한가?
2008년 전국치매유병율 조사에 의하면 한국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8.4%로서 전체 치매 환자의 수는 약 42만 명으로 추산되나 2020년에는 75만 명(유병율 9.7%), 그리고 2040년에는 약 170만 명(유병율 11.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의 증상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대개 가벼운 건망증으로 시작하지만 곧 언어 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기 능력 등에 장애가 나타나 문장을 이해 못하고, 공간인식능력의 저하로 길을 잃고 헤매며, 돈 관리에 문제가 생긴다. 또한 남이 나를 해치거나 물건을 훔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이나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도 나타나게 된다.
치매의 대표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는?
고령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며, 그 외에 치매의 가족력, 두부손상, 저학력, ApoE ε4, 중년기의 고혈압, 우울증의 과거력, 고칼로리 섭취 등이 있다.
치매의 진단은?
치매의 진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병력 청취와 보호자 면담, 신경학적인 검사를 통하여 환자의 인지기억장애가 있는지 확인하고, 인지기능영역을 개별적으로 검사하는 신경심리검사와 일상생활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들을 시행한다. 또한 뇌 CT나 MRI 촬영 등과 함께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을 찾기 위한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2012년 미국FDA에서 허가받은 Amyvid를 이용한 PET-CT가 국내에서도 이용 가능하게 되면 치매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의 약물치료는?
치매의 원인 질환이 치료 가능한 질환들 중 하나로 진단된다면 완치도 가능하지만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완치보다는 조절이 치료의 목표이다. 현재 치매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는 약들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인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과 글루탐산 수용체 차단제인 메만틴 등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치매와 함께 나타나는 배회, 피해망상, 불안, 수면장애 등과 같은 행동장애를 조절하기 위한 약들도 함께 사용되는데, 이러한 행동장애가 환자나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으로서 치매 치료제와 더불어 행동장애들을 적절하게 조절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치매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병원에서의 약물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며,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므로 환자 가족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치매 환자의 병이 깊어지면 보호자의 간병 능력에 한계가 올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이 더 안전하고 환자도 편안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나 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