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형 유리판넬의 핵심 설계도면을 유출하고 경쟁기업으로 이직해 동일제품을 생산한 기업체 간부가 경찰에 검거됐다.
천안서북경찰서(서장 홍완선)가초박형 유리판넬 식각장비의 핵심설계 도면 및 사양서 등을 빼돌린 뒤 경쟁사에 취업해 동일제품을 제작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삼성협력업체 전 영업부장인 황모씨(4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사인 F사에서 개발한 초박형 유리판넬을 제작할 수 있는 ‘Glass Slimming Machine(GSM)’은 2008년 12월경 산업자원통상부에서 주관하는 국책사업으로 선정되어 국가보조금 20억4000만원 등 3년간 40억8000만원을 투입,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국내최초로 개발했으며, 판넬 표면의 균일도 및 투과성, 색 재현성 등 고품질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식각기술을 개발하며 꾸준한 성장률을 보여왔다.  
황씨는 지난 2004년 6월경부터 천안 서북구 직산읍 산업단지 내에 있는 식각장비 제작 회사에서 제조팀 및 영업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식각장비 개발에 참여했다.
사건의 발단은 황씨가 자신의 처우에 불만을 생기면서 비롯된다. 황씨는 2011년 6월 초순경 회사 노트북에서 GSM의 핵심 설계 도면인 P&ID(배관 계장도) 도면, 레이아웃 도면, 제품사양서, 국책과제 계획서 등 수 백장의 영업비빌 자료 파일을 USB에 저장해 퇴사했다.
이후 황씨는 곧바로 경쟁사인 A사로 이직, 유출한 영업비밀 자료를 이용해 동일한 제품을 제작한 후, 피해사의 거래처를 가로채 공급했다.
이 사건으로 F사는 삼성전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이 기술의 유출로 향후 3년간 83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였지만 법원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로 볼 때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산업기술유출범죄는 신고가 늦어질수록 피해가 증가, 기술유출이 의심스러운 경우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