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비극은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것이고 유일한 해법도 친일파 척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1세기 독립군이 되려고 합니다. 저와 같은 1인 시위를 하는 분들이 전국에 들풀처럼 일어나, 친일파척결법과 친일재산 환수법이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천안 직산의 1번 국도변에서 지난 6월11일부터 ‘친일파 척결법 및 친일파 재산 환수법 통과를 촉구하는 천만인 서명 운동’을 시작한 하상욱(50)씨. 그의 1인 시위는 오프라인 뿐 아니라 SNS 등 온라인에서도 회자 되고 있다.
“도지라는 말 아나요? 1년에 2~3말의 곡씩을 내고 논밭이나 집터를 빌려 쓰는 거에요. 직산에는 이렇게 도지를 해왔던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요 몇 년간 친일파 자손들이 재산을 분할 받는 과정에서 현 시세에 맞지 않다며 150~200만원의 사용료를 내라고 해서 형편이 어려운 많은 이들이 수 십년 동안 살던 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고 무관심 했죠.”
하상욱씨는 직산 1번 국도변에서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하씨에 따르면 이곳은 시유지다. 그가 가게건물을 인수한 것은 3년 전으로 최근 오토바이가게 일대를 친일파 자손들이 개발하면서 건물을 철거하라는 압력이 있다는 것이다.
“친일파와 그 자손들은 대대손손 잘 먹고 사는데 저와 같이 힘없는 서민들은 피해를 봐야 하는거죠. 현대판 가렴주구라 할 수 있어요. 개인적인 감정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지만 이제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혼자서 천만인의 서명이 하려면 불가능 하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동참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직산 사거리에 천막까지 설치한 그는 낮에 생업인 오토바이 수리를 하고 밤이 되면 천막안에서 잠을 잔다. 또한 출장 수리를 할 때도 서명을 받고 있다.
“가게에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의 격려, 출장 가서 서명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흔쾌히 서명해주신 분들. 이러한 분들이 있기에 힘이 됩니다. 얼마 전에는 한 마을의 경로당을 찾게 됐는데. 어르신들이 6.25도 겪지 않은 사람이 친일파 척결을 말할 수 있느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솔직히 역사를 겪지 못했지만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해 현재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어르신들이 서명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하상욱씨는 1인시위와 서명운동은 친일파척결법과 친일재산 환수법이 통과될 때까지 지속될 것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