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충남시사신문은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장,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상임대표인 김민호 공인노무사와의 협의를 통해 얼마 전 개정 증보된 ‘알바수첩2’에 수록된 내용들을 연재합니다.
알바수첩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장된 노동인권이 무엇인지, 빼앗긴 노동인권은 어떻게 찾고,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지 등에 관한 ‘알바노동 인권지침서’입니다.
다음호에는 ‘대형마트 주차알바 M군의 경험담 속 알바의 권리 [해고와 해고예고수당]’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호프집 서빙 알바 L양의 경험담]
등록금은 비싼데 장학금을 놓쳐서 휴학하고 호프집에서 알바하고 있어요. 근데 같이 일하는 매니저 오빠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자꾸 제 몸을 쳐다보고 일 알려준다면서 자꾸 제 몸을 만져요. 어쩌다 단 둘이 있으면 제 손을 잡고 막 사귀재요. 싫다는데도 계속 막무가내로 그래요.
참다 참다 너무 힘들어서 사장님한테 말씀드렸어요. 근데 저보고 평소에 행동을 어떻게 했냐면서 물 흐리지 말고 저더러 관두래요. |
[경험담 속 알바의 권리]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노동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노동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을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합니다.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주는 것도 직장 내 성희롱입니다.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을 위한 기준의 예시>
1. 성적인 언동의 예시
육체적 행위
(1) 입맞춤, 포옹 또는 뒤에서 껴안는 등의 신체적 접촉행위
(2) 가슴·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3) 안마나 애무를 강요하는 행위
시각적 행위
(1) 음란한 사진·그림·낙서·출판물 등을 게시하거나 보여주는 행위(컴퓨터통신이나 팩시밀리 등을 이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2) 성과 관련된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행위
그 밖에 행위
그 밖에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
2.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의 예시
채용탈락, 감봉, 승진탈락, 전직, 정직, 휴직, 해고 등과 같이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하는 것
<성희롱 여부 판단 시 고려사항>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했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해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면접 때 당한 성희롱도 '직장 내 성희롱'인가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취업할 의사를 가진 사람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로 봅니다. 따라서 구직자가 면접관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것도 '직장 내 성희롱'입니다.
손님에게 당한 성희롱도 ‘직장 내 성희롱’인가요?
손님에게 당한 성희롱도 ‘직장 내 성희롱’입니다. 단, 가해자가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는 노동자가 아니라서 처벌이나 피해보상 대상은 사업주가 아니라 가해손님이며, <성폭력특별법> 등에 따라 처리됩니다. 물론 사업주는 피해자가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등의 요구에 응해야 하고, 피해주장을 이유로, 또는 손님 등의 성적 요구 등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해고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 위반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
성희롱 발생 시 어떤 조치가 취해지나요?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가해가를 징계하거나 피해자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며(☞ 위반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 피해자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해고 등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 위반 사업주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매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해야 합니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을 위해 매년 1회 이상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예방교육은 단순히 교육 자료를 배포 또는 게시하거나 이메일로 보내는 등 형식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내용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직원연수나 조회, 회의시간에 교육·강의·동영상시청 등 실질적인 방법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 위반 사업주는 300만원 이하 과태료
단, 10인 미만 사업장이나 구성원 모두가 남성 또는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사업장에 한해 교육 자료를 배포 또는 게시하는 방법으로 진행한 것은 가능합니다.
알바와 사장님 단 둘이서 일해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해야 합니다.
2012년, 충청남도 서산시의 한 피자집에서 일하던 알바 여대생이 사업주의 성폭행과 협박에 시달려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알바 고용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이라면, 업종과 규모에 관계없이 매년 1회 이상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예방교육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 공개돼 있습니다.
공인노무사 김민호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상임대표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 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