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에서 실시한 장학사 시험 비리사건에 구속 기소된 김종성(64) 충남도교육감이 관여했음을 의심하게 하는 녹음 내용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해당 녹취록은 김 교육감과 충남교육청 구속된 감찰 담당 김모 장학사가 지난 2월 5일 오전 유성에 있는 모 여관에서 만나 10여분간 나눈 대화 내용이다. 김씨가 휴대폰을 이용해 녹음했다. 두 사람이 만난 당시는 김 장학사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지 며칠 후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안병욱 부장판사)가 25일 법정에서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김 장학사가 먼저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으면서 모든 것을 진술했다'고 보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에 김 교육감은 "나는 (문제유출과 돈거래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하라고 그때 얘기했었지 않느냐"고 말한다.
김 교육감은 이어 "원망은 안 할게. 내 책임도 있어. 막지 못한 거. 그 순간 판단을 잘못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건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것으로 하도록 사전 지시하고 이번 일이 벌어지게 된 데 일정한 책임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김 교육감은 "내가 원망하지 않겠다고 하기 전 너무 어이가 없어서 '너를 믿은 내가 잘못'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 부분이 빠졌다"며 편집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이 녹음파일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구속 기소된 조모(52) 인사장학사도 지난 24일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23기 선발 때 김 교육감 지시로 특정인 합격을 추진한 바 있다"며 "평이 좋지 않은 인물이라 어렵다는 쪽으로 보고했더니 김 교육감이 난처해했다"고 진술했다. 김 교육감은 이를 시인하면서도 나머지 부정 합격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일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 8일 검찰 구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