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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혹시 기흉?’

기흉이 생기면 늑막을 자극해 심한 통증과 호흡곤란 느껴

등록일 2013년06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흉강경을 이용한 폐기포절제술 시 보이는 폐기포 및 수술 장면 수험준비 중인 마르고 키가 큰 고등학교 남학생이 갑작스런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였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니 기흉으로 진단되어 입원 후 흉관삽입술로 치료받고 3일 만에 퇴원하였다. 이러한 경우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기흉의 한 예다.

기흉(氣胸, pneumothorax)은 말 그대로 하면 가슴에 공기가 찬 병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흉은 본래는 공기가 차 있지 않던 ‘흉막강(pleural cavity)’이라는 곳에 공기가 차게 된 병이다. 우리의 가슴을 겉에서 보면 둥그런 원통처럼 생겼는데, 맨 밖에 피부가 있고 그 안에 갈비뼈와 근육이 있다. 그보다 안쪽에는 폐와 심장 그리고 몇 가지 중요한 기관이 있다. 그러니까 갈비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통 속에 폐 등의 기관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통의 안쪽은 마치 집안이 벽지로 도배되어 있듯이 벽측 흉막(또는 벽측늑막)이라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고, 그 안의 폐는 마치 상자가 포장지에 싸여 있듯이 역시 흉막으로 싸여 있는데, 이 흉막을 장측 흉막(또는 장측늑막)이라고 한다. 양측 흉막 사이를 흉막강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공기가 차면 폐를 누르게 되고 이 때문에 기흉이 생기면 늑막을 자극하여 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느끼게 된다.

우측 흉강에 발생한 원발성 자연기흉의 X-ray 및 흉부 CT 사진

기흉은 원인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슴을 다쳤을 때 생기는 ‘외상성 기흉’이 있고 다치지 않고 저절로 생기는 ‘자발성 기흉’이 있는데, ‘자발성 기흉’에는 이전부터 폐의 병이 있는 사람에게 생기는 ‘이차성 자발성 기흉’이 있고 이전에는 아무 병도 없던 건강한 사람에게 생기는 ‘일차성 자발성 기흉’이 있다.

일차성 자발성 기흉이 생기는 원인은 대부분이 폐의 꼭대기인 폐첨부에 소기포가 여러 개 생겨 있고 이것이 순간적으로 터지면 흉막강으로 공기가 빨려들어 가서 기흉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소기포는 키가 크고 마른 경우에 잘생기고, 흡연은 기흉을 잘생기게 한다.

서필원 교수(단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의심되면 바로 병원 진료를

기흉이 생기면 숨이 차므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대개는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된다. 흉막강에 공기가 조금 차면 그대로 두어도 공기가 흡수되기도 하지만 공기의 양이 많으면 주사바늘을 넣어 공기를 빼내거나 흉관을 흉막강에 넣어 공기를 빼낸다. 기흉 환자의 대부분은 폐포의 변성으로 흉막 근처에 생긴 폐기포(소기포)가 파열되어 생긴다. 경미한 경우에는 관찰만 하기도 하고, 흉강천자로 공기를 뽑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흉관을 삽입하여 공기를 배출시킨다. 보통은 흉관 삽입만으로 입원하여 치료하면 회복될 수 있다. 흉막강의 공기가 다 빠지고 폐가 완전하게 팽창이 되면 기흉은 완전히 치료가 된다.

그러나 폐첨부의 소기포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기흉이 재발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보통 두 번째 재발은 50%, 세 번째 재발은 80% 정도로 알려져 있어서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로 폐첨부의 소기포를 절제해 준다.

그러나 처음 기흉이 발생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흉관을 통해 공기 누출이 있거나, 공기로 인해 압박된 폐의 팽창이 안 될 때, 양쪽 폐에 동시에 생겼을 때, 또 흉부 엑스선 사진 상 큰 폐기포가 보일 때, 그리고 직업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병원 이용이 쉽지 않을 때 등은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수술을 흉강경을 이용하여 비교적 덜 침습적으로 시행하며, 수술 후에도 약 5% 정도는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기흉은 비교적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며 적절하게 치료하면 해결이 되는 질환이지만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어서 의심이 되면 바로 병원으로 와서 진료해야 한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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