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과 세종시 유치원교사들이 빡빡한 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행정업무로 숨 쉴 틈조차 없으며 이로 인해 본연의 업무인 수업이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세종충남지부(지부장 이세중)는 지난 5월24일~30일까지 세종시와 충남도내 70여 개 병설유치원 등에 근무하는 120여 명의 유치원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교사들의 21%만이 유치원 교사로서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보통 34%, 불만족 45%로 나타나서 불만족의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직업 생활에 대한 높은 불만으로 인해 응답 교사의 71%가 명예퇴직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원인으로 유치원교사들에게 주어진 과중한 업무를 꼽았다.
특히 유치원 교사들은 기본과정 및 방과후 일일수업계획안 작성, 방과후강사 등 비정규직 교원 인건비 관련 업무, 유아학비 관련 업무, 유치원 기관평가 관련 업무, 방학중 에듀케어 및 간식구입, 통학차량관리 업무 등을 불필요한 업무로 지적하며, 이런 형식적 계획서 작성과 교사가 하지 않아도 될 행정업무로 자칫 아동을 가르치고 돌보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질 경우 그 피해는 전적으로 아동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행정업무 이외의 어려움으로 누리과정의 시수 및 연중 무휴 확대에 따른 수업부담 가중, 대다수 농·어촌 유치원의 법정 수업일 이외 방학 중 수업으로 인한 교사의 연수나 재충전 기회 박탈, 소규모 유치원 혼합연령 통합운영으로 인한 누리과정 운영에 어려움 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유치원 교사 상당수는 이런 과다한 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학기초 3 ,4월에는 매일 야근을 하며 주말에도 출근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건강상태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설문 응답 교사의 75%이상이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며, 적게는 2~3가지 이상 많게는 6가지 이상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 질환 이외에 만성두통과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교사도 40%에 육박했다.
전교조 세종충남지부 정은경 유치원위원장은 “현재 대부분의 유치원에는 의사소통 능력과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한 다문화 유아와 특수유아, 연령이 다른 3,4,5세 유아가 한반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보조인력 지원도 3~4시간 내외의 시간제강사뿐인 상황에서 쏟아지는 행정업무로 교재 연구나 수준별 개별 지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특히 업무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더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유아를 대하지 못 할 때가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세종충남지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 단체교섭 등을 통해 유치원 교사들의 업무경감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