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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내년 지방선거전 정당공천제 폐지 실현해야

등록일 2013년06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국회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특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

지역정가의 화두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로 점철되고 있지만 정작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내세웠던 선거 공약이다. 당시 공약은 지방자치단체 정착을 위해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공천제를 폐지하고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겠다는 내용으로 법제정 추진 실천사항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양당의 공약실천 의지는 불투명하다. 정치인의 고질병인 ‘습관성 약속 깨기’가 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내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두고 지역 출마 예상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어느 정당 줄서기가 우리 지역 정서에 맞고 그들이 소원하는 정치적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앞선 고민이 그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과연 한국정치사에 정당공천제가 지방자치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는 말할 것 없이 지방의회가 본령이다. 지방의회는 ‘자치’의 시작이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한 노력이 밑바탕 돼야 한다. ‘지방의회’가 본분을 잃을 때, 지방자치는 실패한다. 그만큼 지방의회가 차지하는 본질적 책임은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지방의회의 역할론과 맞물려 정당공천제가 낳는 부작용을 들어 공천제 폐지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정당공천제에 바탕을 둔 지방자치제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정당공천제 도입의 정당성으로 주장하고 있는 책임정치의 구현, 공직후보자에 대한 사전검증, 정당정치 발전 등의 순기능은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히려 공천비리와 의원의 부정부패 증가, 지방정치무관심 확산의 역기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정당공천제가 표방하는 이상과 달리 부정한 돈과 권력의 헤게모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정치권이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 권한을 내려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1995년부터 전국 244개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직선제가 시행돼 20년 가까이 됐지만 오래 전부터 기초 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직선제 폐지론이 제기돼 왔다. 이는 무엇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에 대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부정 부패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을 따내려고 후보자들이 중앙당이나 지역 국회의원을 상대로 충성경쟁을 하거나 금품을 상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을 자신의 선거운동원으로 동원하면서 견고한 이해관계가 구축되는 폐해도 생겨났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경우 지역의 일선 행정 업무를 다룬다. 굳이 당파를 따질 필요가 없고 전국 단위의 정당이 개입할 이유도 약하다. 그런데도 중앙정당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종속적 줄 세우기와 공천 거래가 이뤄지는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내걸고 약속한 사항이다. 국회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여러번의 헛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또다시 정당공천제를 틀어쥐겠다고 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이번 6월 정기국회에서 대선공약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조속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해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기 위한 논의에 양당과 정치권은 적극 동참해주길 촉구하는 바다. 내년 기초지방선거가 정당공천를 폐지한 상황에서 치를 수 있도록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것을 각 정당에 촉구한다. 마을 선거까지 자신들의 영향력 내에 두겠다며 정당공천제를 시행한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란 게 필자 생각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폐지해야 한다.

이승훈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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