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쌍용119안전센터장.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사람이 쓰러져 호흡과 맥박이 없을 때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심폐소생술이다. 그것도 호흡과 심장이 멈춘 지 4분 이내에 실시해야 소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의사나 소방대원 못지 않게 심폐소생술을 잘 알아야 할 사람은 바로 일반인이다.
심폐소생술은 누구든지 잘 할 수 있다. 2009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지자 사전에 익혀두었던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버지를 살린 좋은 사례가 있다. 이 학생은 심장질환이 있는 아버지가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것에 대비해 인터넷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익혀두었다고 한다. 이렇듯 심폐소생술은 최초목격자의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19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실시할 때까지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미숙하면 그만큼 환자의 소생률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은 심폐소생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TV,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영향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어색한 단어는 아니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6개 주에서 심폐소생술을 필수 의무교육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연간 500만명 이상이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운전면허 취득시 심폐소생술 교육을 3시간 이상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에 심폐소생술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 그리고 유럽국가에서는 직장인 24명당 1명의 응급처치자를 배치하게끔 규정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 천안서북소방서에서는 지난 3월부터 천안지역 심정지환자 소생률 향상을 위한 지역사회 관계기관 및 대학간 업무협약을 체결해 천안 관내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명 ‘천안의 기적 2015 프로젝트’다.
천안시 교육지원청에서 각 학교 교육일정을 조율하고 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 교육 및 이수자 인증서 발급 등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의용소방대 및 5개 대학에서 심폐소생술 강사 및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고 각 가정으로 전파한다면 천안시민 대부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2015년까지 계획된 행사이지만 이를 기점으로 전국민이 심폐소생술을 익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
천안서북소방서 119대원들은 이번 행사가 ‘천안의 기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기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