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 전경. 최근 충남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학력증진 방법론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 ‘교사의 전문성, 학생의 교육권을 무시하는 처사’
최근 충남도교육청이 상당한 행정력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학력증진’과 관련해 여러 가지 잡음이 파생되고 있다.
얼마 전 전교조 충남지부는 도 교육청이 일선 전문계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을 근거로, 학력증진을 위해서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충남도교육청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전문계고 국영수는, 타 전공교사에게 배워라?
논란의 핵심은 최근 충남교육청이 42개 전문계 학교 및 학과에 보낸 ‘전문계고 기초·기본학력 증진 프로그램 운영 계획’ 공문의 내용이다.
도 교육청은 여기서 전문계고의 기초, 기본 학력 수준의 학생들 보충수업은 전문계 교과목 교사가(전자, 기계, 상업, 미용 등의 전공교사) 지도하라고 하고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지도교사 선정기준으로 ▶1순위에 전문교과 교사 중 영역별 부전공이 있는 교사 ▶2순위에 전문교과 교사 중 영역별 지도가 가능한 교사 ▶3순위에 영역별 인문교과 교사를 설정한 상황.
도 교육청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계 학교 교육력 제고 ▷학력증진을 통한 양질의 진학 및 취업 가능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지역간 계열간 교육기회의 균형을 통한 지역 격차 해소 등을 기대효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교조는 이에 대해 교사의 전문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교조 충남지부 이영주 정책실장은 “사실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 수업이 훨씬 힘들고 교사의 전문성은 이런 학생들 지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보충수업 할 국·영·수 교사가 부족하다면 교육청이 예산을 투입해 별도의 방법을 강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실과예산 전용도 문제점으로 떠올라
이외에 학력증진에 투입되는 예산을 학교의 ‘실과예산’으로 집행하며 교육청에서 일부 지원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계학교의 ‘실과예산’은 대부분 학생들의 실험, 실습 재료와 기자재 구입비용이다. 보충수업 예산을 실과예산으로 전용할 경우 ‘실습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교조의 주장. 결국 학생들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공부보다는 손으로 만지고 만들어보는 자기 적성을 찾아 실업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에게는 강제 보충수업은 그야말로 곤욕이다. 이제 전문계고의 기초학력 수준 학생들은 국·영·수 보충수업을 전자, 기계, 미용, 상업 전공 교사들에게 ‘강제’로 배우는, 정말 막가는 일이 학교에서 벌어지게 됐다’고 개탄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