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구 도로정비팀 장희경 팀장
“‘제설작업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1등이다’라는 자부심으로 일합니다. 잘 치워지기만 한다면 눈 싫어할 사람 있나요? 천안시를 위해 우리 정비원들 30명이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다 기분 좋아질 수 있잖아요.(웃음)”
장희경 반장은 남이 알아주든 않든 그의 말대로 ‘성격대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대충대충 하는 것은 못 보아 넘기고 조금 늦더라도 꼼꼼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뒷일을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그의 근무시간은 규칙적으로(?) 불규칙하다.
오후 6시에 퇴근하면 저녁을 먹은 뒤 8시쯤부터 바로 취침에 들어간다. 이후 새벽 1~2시쯤이면 도로순찰에 나선다. 어차피 그 시간이면 민원으로 나와야 할 일이 다반사여서다. 이후 새벽부터 제설이나 보수·정비 일을 시작해 본격적인 러시아워 이전에 마무리한다. 일과 중에도 수시로 계획된 일을 찾고 민원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다.
도로정비팀 도로보수원들은 ▷제설작업은 물론 ▷지하도·육교 청소 ▷인도·보도·차도·볼라드 보수 ▷노변 제초작업 ▷도로관련 각종 민원 처리 등 위험하고 불편한 환경속에서 광범위한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7~18일, 천안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려 평균 적설량 15㎝를 기록했다.
이날도 장희경 반장과 보수원들은 17일 저녁 8시부터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밤 10시30분 부터는 임대제설차를 불러 다음날 새벽 3~4시까지 1차 작업을 마친 뒤, 쉬지 않고 눈을 치워 큰 일없이 출근길을 열어놨다.
“올해는 예년보다 염화칼슘을 3배 정도는 더 썼습니다. 그동안 비축해놨던 재고분들을 거의 소진할 정도였어요. 내년에도 이 정도라면 큰일입니다. 원래 동남·서북구 합쳐 보수원 정원도 48명이라는데 현재 근무인원은 30명 정도예요. 이제 곧 분구에 따라 업무가 나눠지면 더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할텐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더구나 이제 해빙기 이후 봄이 더 걱정이다. 관내 도로에 손볼 곳이 한, 두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눈 많이 오는 겨울이 일은 단순하고 편하다는 장씨.
“일 자체가 잘하는 것은 표시가 안 나고 못하는 것은 바로 드러나는 일이라 칭찬은 기대도 안 해요. 그냥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일하는 거죠.(웃음)”
지난 2001년부터 팀의 책임자로 일해 온 장희경 반장은 오는 6월 정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더 펼치고 싶은데 시에서 근무 연장을 시켜줄지 아직 확답이 없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