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동현 씨.
“우연히 주민센터 앞을 지나다 걸려있는 현수막을 봤어요. ‘전국노래자랑 천안시편 예심’이 있다는 겁니다. 준비했던 가게 오픈시점하고 딱 맞아 옳다구나! 했죠(웃음)”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KBS전국노래자랑. 예선만 통과해도 가게 상호가 전국방송을 탄다는 기대로 이동현씨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지난 4일 천안봉서홀 예심. 37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들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15명의 본선합격자가 뽑혔다. 동현씨도 당당히 이 대열에 합류했다. 14일 방송을 앞두고 열린 지난 6일 유관순체육관 공개녹화. 이씨는 이 자리에서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불러 영예의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천안토박이인 이씨는 아주 어려서부터 음악을 사랑하던 끼많은 이였다. 이미 고등학교때 ‘7전8기’라는 헤비메탈밴드를 결성해 활동했었고 졸업 직후인 89년에 바로 경남 마산에서 활동하던 선배 기타리스트를 찾아가 건반을 배우고 싱어로 활동하며 음악인의 꿈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 멤버로 활동하던 선배들과 함께 이씨는 마산, 광주, 대구, 제주 등 전국 안 다녀 본 곳 없이 활동무대를 넓혀나갔다. 2002년에는 강남의 유명클럽 ‘돈텔마마’에서 그룹 ‘베스트’의 싱어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3년 전에는 ‘파워 플러스’라는 밴드를 결성해 울산지역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와병이 길어지면서 잠시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후 천안의 업소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고 쌍용동에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다가 얼마 전 지금의 가게 ‘닭발지존’을 내게 됐다고.
“지금은 우선 연말결선에 나가 더 잘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음악에 뜻이 있고 나중에 자리잡히면 직장인 밴드를 계속할 생각도 있으니까요. 그 전에 일단 가게가 잘돼야죠! 쌍용동 구 견인차보관소 인근 닭발지존을 찾아주세요. 최고의 맛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닭발구이, 한방옻닭, 닭도리탕… 다 맛있다니까요!”
비록 생업에 매달려야 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잃지 않은 그의 눈빛은 목에 걸린 최우수상 메달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닭발지존 ☎571-9256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