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보통학력이상’ 비율
높아지긴 했어도, 학력은 여전히 하위권
충남도교육청이 전년보다 유리하게 나온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려다 선관위로부터 지적을 받고 급히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도교육청은 지난 8일(월) 일선 교육청과 각급 고등학교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지난 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전광판 및 입간판, 현수막을 비롯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적극 홍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교육청은 별도의 홈페이지 팝업창 게시 예시문을 통해 ‘충남교육청 학력향상도 전국1위’ 제목아래 ‘학력급상승 성과’를 자세히 적시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날 몇 시간 후 보낸 2차 공문을 통해 ‘교문입구 및 옥외 현수막은 (게시를) 금지해달라’며 입간판과 현수막을 이용한 옥외 홍보는 하지 말고 교내에 설치된 전광판과 홈페이지에만 게시해 달라는 수정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다시 3차 긴급 공문을 통해 ‘충남 학력 향상 홍보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역교육청 및 학교에서는 전광판 및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를 금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루동안 같은 사안에 대해 3차례 공문이 나간데다 내용마저 ‘적극 홍보’에서 ‘홍보 취소’로 오락가락한 것.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성취도 향상 결과를 홍보해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했다”며 “하지만 선관위 문의결과 통상적 직무수행 방식을 벗어난 선거운동에 해당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도교육청의 이런 행보가 도 교육감 선거용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충남학력 전국 16개 시도중 여전히 11위
전교조충남지부는 지난 11일 ‘선거와 공문 그리고 일제고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번일에 대해 ‘애초 작은 성과를 크게 부풀려 선거 시기에 한건 하려던 과욕이 빚어낸 한 편의 코미디이자 학력증진과의 과잉충성이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꼬집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교육감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계획을 세웠다가 선관위 판단을 듣고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충남교육청이 전년대비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것은 맞지만 고등학교 1학년 ‘보통학력이상’ 비율로 볼때 충남은 전국 16개 시군에서 11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표1 참고>
전교조는 성명에서 ‘교육청은 학교를, 학교장은 교사를, 교사는 학생들을 쪼이면서 일제고사를 대비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럴 바에야 2009년 새로 생긴 학력증진과는 차라리 일제고사 대비반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합당하다’라고 냉소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집행위원장 김지훈)도 지난 8일 ‘일제고사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충남도 교육청의 홍보본능을 경계했다.
희망교육연대는 ‘‘학력향상도’ 1등이 마치 ‘학력’이 1등인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하는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히려 ‘작년 내내 야단법석을 떨며 요란하게 추진한 일명 ‘학력향상’ 정책에 비하면, 일제고사 성적표가 너무 초라한 것은 아닌가. 초등학교와 전문계 고교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실시한 강제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의 결과물이 이 정도라면 마땅히 고개 숙여 반성을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진희 기자>
<표1> 고등학교 1학년 ‘보통학력이상’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