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시민들의 문화예술 혜택을 위해 건립된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이하 문화센터)가 주차장 이용으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구 경찰서를 리모델링해 아산시민의 문화예술 증진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문화센터는, 당초 주차장을 재래시장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활용하고자 재래시장상인회에서 위탁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주차장의 성격으로 재래시장 이용객들뿐 아니라 아산일자리센터 등 문화센터에 들어선 시민단체 및 복지기관 사무실을 업무차 방문한 시민들로 주차장은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고, 특히 문화센터에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이 유료공연을 보고도 주차비를 부담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공연비 따로 주차비 따로?” 시민들, 기분 풀러 갔다 상해서 돌아와
상인회·시청 ‘우리 문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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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에서 유료공연을 보고도 주차비를 내고 있지만 주차관리자나 공연계약자는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는 입장만 내세워 시민들의 불많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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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민 노모씨(여·32·음봉면)는 지난 2월27일 낮 12시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이하 문화센터)에서 ‘버블쇼’를 자신의 7살 난 딸과 시누이와 조카, 이렇게 어른 2명과 소아 2명 등 4가족이 3만6000원을 지불하고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점심까지 먹고 난 후, 문화센터에 주차한 차를 타고 나서는 순간 당연히 무료일 줄 알고 공연티켓을 보여줬지만 주차비 2200원이 징수됐다.
공연을 보고 나가는 길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관리인은 주차장관리와 공연관리는 따로라며 주차비를 받았다.
노씨는 “극장을 가서 영화를 보면 2~3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고 연극을 봐도 티켓이 있으면 무료주차가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가? 사설 공연시설도 그렇게 운영하는데 하물며, 시에서 운영한다는 시민문화복지센터라는 곳이 유료공연을 본 시민에게 주차비를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주차관리인은 재래시장상인회에서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공연이랑 상관없다고, 억울하면 시청에 가서 따지라며 나몰라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정말 기분이 많이 상했다. 문화공연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러 왔다가 오히려 기분만 상하고 간다. 시민의 문화복지를 위한 장소가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잘못 된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이런 불만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유료공연을 보고도 주차비가 징수되는 것은 재래시장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재래시장상인회에서 위탁관리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사전에 주차장의 무료이용을 상인회와 조율하기 때문에 징수하지 않지만, 민간에서 주최하는 유료공연은 주차장비를 대관료에 포함시키지 않고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모르고 방문한 시민은 공연 후 돌아가며 뒤통수 맞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격. 공연비는 공연비대로 지불하고 주차장비는 주차장비대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해결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시, 주차장 관리는 상인회가…공연계약하는 시에서 할 일
총 56면에 불과한 주차장의 주차비는 기본 30분에 500원에 10분당 200원씩 추가하는 규정으로 징수하고 있다. 일반 유료주차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가격문제가 아닌, 시유지인 문화센터주차장을 재래시장 상인회에서 관리하면서 주차비징수를 이중으로 부과한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만 강조할 뿐이다.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는 상인회 관계자는 “문화센터 주차장은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편리한 쇼핑을 하도록 운영하고 있고, 56면의 주차장을 하루에 400~7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무료개방하고 있는데 무질서해서 이용할 수가 없다”며 “일부 시민들은 시유지를 상인회에서 관리한다고 불평하지만 관리를 안하면 장기주차차량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수익보다는 전통시장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관리다”라고 관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래시장 이용객에게 30분 무료쿠폰을 증정하고 있고, 일자리센터 등 센터에 업무상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무료쿠폰을 주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무료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몰라도, 유료공연 관람객들은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연을 계약하는 곳은 시청이기 때문에 사전에 주최단체와 무료주차권을 확보한 금액으로 계약하거나 주차장이 좁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홍보를 해야 할 것 같다. 주최단체는 수익사업이니 주차장비 부담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공연단체와 시청간의 계약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시사했다.
아산시는 오히려 주차장 관리 담당자인 상인회와 주최단체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시청 관계자는 “주최단체에서 사전에 시설을 보고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그냥 계약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우리는 공연계약만 담당하는데 주차장도 관리하는 줄 알고 문의한다”며 “우리한테 얘기하면 안되고 주차장을 관리하는 상인회와 얘기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주차장협의를 하고 안하고는 주최측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대관을 담당하는 우리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좁은 주차장도 문제지만, 이같은 실무자들의 방관자적인 태도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은 스트레스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노씨는 “주차관리는 상인회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관리를 하게 됐으면 보다 친절하고 이용객들의 편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하면 보다 편리하고 친절하게 운영하는 곳에서 관리를 하는 것이 시민둘에게는 더 좋을 것 같다”며 “시에서도 조례를 제정해 공연 계약시 무료주차권을 확보하던지, 주차장 확보계획을 세우는 등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