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덤덤합니다. 꿈과 사랑을 더 줬어야 했는데 못한게 아쉬울 뿐이죠. 지나고 보니까 큰 대과 없이 지내온 것이 자랑스럽고 긍지를 갖게 합니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난 17일 마지막 졸업식을 마친 송곡초등학교 주동식 교장의 소감이다. 송악이 고향인 주동식 교장은 지난 1969년 아산 신화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 41년간의 교직을 마무리 짓는 퇴임식을 18일 전교생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간단히 마쳤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셨었는데 남아있는 농토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땀을 흘리고 싶어요. 그동안 못했던 분재, 꽃가꾸기, 국화재배 등 취미생활도 하고 못 읽었던 책도 읽고 싶네요. 젊었을 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힘들어서 다른 일을 할까도 생각했었는데 막상 지금까지 하니까 애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내 재능을 쓸 수 있었다는 것에 보람도 느끼고 사회에서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의 교직에서 얻은 보람과 긍지에 대해서 밝힌 주 교장은 이제는 장성해서 지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들 이야기도 털어 놓았다.
“배방에서 교감으로 재직할 때 교사시절 가르쳤던 제자들이 커서 운영위원을 하고 있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난 어렵지 않았는데 제자들은 어렵게 대하더라고요. 어떤 제자들은 지역 시의원에 나온다고도 해요. 속으로 흐믓한데 서로 경쟁한다니까 누굴 응원해야 할지도 어렵네요.(웃음)”
옛 이야기로 한참을 보낸 주동식 교장은 이곳 송곡초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송곡초에는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많은데 그동안 읍지역에 11학급 이상이라는 이유로 무상급식을 받지 못했어요. 올해부터는 무상급식이 가능해져서 떠나는 마당에 뿌듯하네요.”
끝으로 주 교장은 교원평가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원 평가제로 선생님들이 부담을 느끼게 됐어요. 교사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고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들간에도 다면평가가 이뤄지니까 서로 돕는 화목한 학교가 치열하고 살벌한 경쟁의 직장이 돼 아이들 인성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