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동성중학교는 학생중심의 졸업식 표방해 눈길을 끌었다.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이번 주부터 일선 각급학교에는 졸업식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얼마 전부터 졸업식은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자리라기보다 계란, 밀가루 및 학생들의 각종 기행(?)이 난무하는 행사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주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는 졸업식의 의미를 되살리면서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학생중심의 졸업식이 열려 관심을 끌었다.
성환읍 매주리에 위치해 천안동성중(교장 이진국,1968년 개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진국 교장은 “이번 졸업식은 변화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면서도 졸업식 본래의 교육적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졸업식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전, 재학생의 사물놀이 축하공연으로 시작한 졸업식에서 5개 학급 142명의 졸업생들은 가운을 단정히 입고 자신의 사진이 스크린에 비치는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장을 수여하는 사람도 학교장뿐 아니라 담임교사, 학부모 등으로 확대해 학교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의미를 살렸다고.
교사들은 졸업하는 제자들을 위해 150만원의 스승장학금을 전달했고, 담임교사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가수 박상철의 노래 ‘무조건’을 축가로 불러 졸업식장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동성중은 관례적이고 지루하던 축사와 답사를 마라토너 이봉주, 유도국가 대표 왕기춘, 탤런트 이원종, 이 학교 신임 학생회장 등의 축하 동영상메시지와 선생님,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아쉬움을 재치있게 표현한 졸업생의 자작 UCC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체했다.
앨범 자체 편집으로 추억이 방울방울
한편 이날 졸업의 화제가 됐던 것은 바로 학생들이 직접 편집한 졸업앨범 ‘나침반’이었다.
앨범의 편집장을 맡았던 김애경 학생은 “선생님과 더불어 3년 동안 사진을 찍고 직접 편집하는 작업이라 힘들었지만 졸업앨범에 대한 기대감과 보람으로 어려움을 잊었다”고 말했다.
졸업앨범 편집팀은 학생들에게 각각 한 페이지씩을 주고, 그곳에 자신의 연락처, 이메일주소, 부모님께 드리는 글, 부모님이 자신에 준 글, 유년기 사진, 중학교 시절 사진, 좋아하는 연예인사진, 자신의 그림이나 만화 등으로 꾸밀 수 있도록 했다.
졸업앨범에는 3년 동안의 학교생활 모습뿐 아니라 자신들이 뽑은 재학기간 중의 국내외10대뉴스, 베스트셀러, 연예인, 스포츠스타, 방송프로, 영화, 자신들이 아끼는 소품, 자신들과 인연이 깊은 지역의 이곳저곳 등이 포함돼 있다.
지도교사 유정웅 씨는 “이렇게 학생 개인별 지면뿐 아니라 다양한 내용으로 꾸미다보니 종전에 비해 면수가 크게 늘었지만, 사진촬영에서부터 편집까지 교사와 학생이 직접하기 때문에 앨범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학생들이 자체제작해 의미를 더한 졸업앨범 ‘나침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