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어르신들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요. 못다한 효도를 대신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체2급의 장애를 가졌지만 아산시장애인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산재 근로자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당당히 창업에 성공한 아산용화노인복제센터 김헌수 센터장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지만 마음이 남다르다.
금속사출성형 현장에서 일하다 지난 2001년 불의의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김헌수 센터장은 막막함에 살아갈 자신도 잃고 인생을 포기한 듯 매일같이 술과 함께 방황의 시간을 보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04년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정신을 차렸다고.
“원래 몸이 편찮으셨던 아버님이 제가 팔을 다치고 나서 방황하니까 속상하셔서, 나 때문에 더 빨리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니가 혼자 되시고 나니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정신 차려야겠다고 다짐했고 그때부터 보험일을 시작했어요.”
사고로 팔을 잃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지만 일부러 이겨내기 위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에 도전하게 됐다고. 이후 주위의 격려에 자신감도 찾고 대학동기인 아내와 만나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았지만 어머니도 얼마 안돼 지난해 8월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더욱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독거노인 목욕봉사, 반찬봉사도 병행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5년간 아운대(아름다운운전대) 리프트차량 운행 봉사활동을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아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한 산재 근로자 대상 창업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다. 아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도 지역사회복지에 힘써달라며 거의 무상으로 차량을 지원해줬다.
이런 고마움을 실천하듯 용화노인복지센터는 월 60여 명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무료온천 목욕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반찬봉사도 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크지 않아 센터가 안정적으로 정착이 되면 규모를 더 늘리고 싶은게 김 센터장의 바램이다.
하지만 아직 녹녹치 못한 살림이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보건복지부에서 일정기준 이상만 갖추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해서 아산에만 벌써 60군데나 돼요. 올 2월부터 시설기준이 강화된다고 하니 지난 연말에 특히 더 많이 늘었죠.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사업이다 보니 자금문제에 많이 부딪혀요. 지금도 이부분이 제일 힘이 들어요.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넘어서게 되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웃음)”
노인장기요양보험, 필요한 사람 못 받을 때 아타까워
노인복지센터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시행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배출하고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를 보내 가사, 간병 등 방문 재가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인장기보험은 고령이나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장기요양급여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제도로, 현재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건강보험료에 포함해 징수하고 있다.
희망자는 공단에서 심사를 통해 1~3등금까지 나누고, 등급에 따라 지원시간이 달라지며 기초수급자는 무료로, 아닌 사람은 15% 자부담으로 지원받게 된다.
하지만 아직 초기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도 많고, 보건복지부의 시행지침도 자주 바뀌고 있어 현장에서는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정작 지원 받아야 할 어르신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아직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정착이 안돼서 그런지 정작 등급을 받아야 할 분들이 많은데 제한을 두고 있어서 혜택을 많이 못받고 있어요. 공단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등급을 까다롭게 심사해서 예전에 1등급을 받았던 분들이 3등급을 받을 정도로 제한이 많아졌거든요. 또 혼자사는 독거노인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찌된 건지 혼자살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생활이 가능하다며 심사에서 제한하고 있어요. 물론 등급을 받아도 사람들을 경계하시고 지원을 꺼려하시는 어르신도 계시긴 하는데 그럴 땐 너무 안타까워요. 이런 분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샘이죠.”
끝으로 김 센터장은 아직 초기라 안정적인 정착이 안됐지만 이 제도가 노인분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많은 어르신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문의: 041-903-8800/ 010-5391-5754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