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의 어려운 아이들이 나오는 걸 봤는데 ‘당신의 돈으로도 아프리카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장난감 팽이를 사려고 모았던 5000원을 시작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엄마 아빠한테 말씀드렸더니 허락하셨고 가게에 저금통을 놓고 돈을 모으니까 손님들도 동전을 넣어주셨어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 아산시사회복지과에 성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는 김성현(온천초 3)군은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평소 올곧은 성격과 배려심이 많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성현 학생은 지난해 8만원에 이어 올해에도 7만2300원을 전달했다.
1주일 용돈으로 1000원을 받는다는 김성현 학생은 500원이 있으면 300원은 저금하고 200원만 사먹기로 가족들과 정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원래는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받아온 저금통에 저금을 시작했어요. 첫해 모은 10만원은 이웃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쌀과 옷을 사다드렸는데, 장애인복지 저금통을 얻어서 시청 사회복지과에 전달했더니 신문에도 나와서 송구스러워요. 특별히 훌륭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아들의 선행이 알려진게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어머니 박인아(43)씨는 올해 성현군의 저축선행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다름 아닌 저금통이 없는 것. 저금통이 없게 된 사연은 안타깝게도 시청직원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작년에 시청 담당자 아저씨가 저금통을 사준다고 하고 연락이 없어서 따로 저금통을 얻어서 돈을 모았어요. 올해도 돈을 모으기로 저 자신과 약속했기 때문에 돈은 계속 모으겠지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은 점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아직 어리지만 김성현 군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올해도 돈을 모으겠다는 의연함과 함께 실망감을 밝혔다. 성현군의 어머니도 안타까운 마음을 밝혔다.
“성현이가 작년에 저금통을 기탁했을 때 시청 직원분이 저금통을 사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었어요. 애는 시청에서 하는 말이니까 믿고 있었는데 정작 아무 얘기가 없으니 실망이 컸죠. 성격도 약속은 꼭 지켜야 하고 못지킬 약속은 하지 말자라는 주의거든요.”
믿음을 지켜주는 저금통이 절실한 이때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