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우체국 이영희 집배1실장.
천안우체국에서만 26년째 근무중인 이영희 집배1실장.
정년을 3년 앞두고 있는 그는 천안우체국에서 특유의 성실함과 선·후배 직원들의 두터운 신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최근까지도 우체국 인터넷쇼핑 판매왕, 우체국 보험왕 등 수많은 수상실적을 갖고 있는 그이지만 사실 그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근속기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온 후원, 봉사의 경험들이다.
수신면 장산리가 고향인 이 실장은 아들만 일곱인 집인 장남으로 태어났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고생고생하며 살던 그는 18살 때 동면에 있던 천동우체국에서 임시직으로 집배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듬해 부모님을 모두 여의는 슬픔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막내가 갓돌을 넘긴 갓난아기였기에 동네 곳곳에 젖동냥을 하기도 했고 일하랴 나머지 동생들을 보살피느랴 정신없는 청년기를 보내야 했다.
그러다 78년 상경한 그는, 서울 면목우체국에서 집배일을 하다 들르게 된 노인정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봉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는 나이가 어렸잖아요. 어르신들을 뵈면 부모님을 뵈는 것 같아서 그저 좋았어요. 넉넉지 않았던 때이지만 연탄 한 리어카를 사드리기도 하고, 짬짬이 막걸리랑 두부랑 사서 들르기도 하고요.”
노인회는 그런 그에게 감사패를 2번이나 만들어 줬고 81년 공항동 우체국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면서도 봉사와 후원은 습관처럼 몸에 베이게 됐다.
85년부터 천안우체국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는 이런 이웃 사랑을 나날이 키워갔다.
현재 쌍용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복지세상을 여는 시민모임, 어린이재단, 유니세프 등 매달 기부하는 돈만 30만원을 훌쩍 넘고 7단지 경로당 등에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참석하고 후원·봉사를 이어간다. 지금껏 여기저기서 받은 표창과 감사패만 50여 개에 달한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다면 지금 여든 조금 넘으셨을 거예요. 자식들에게 효도받고 호강하셔야 할텐데 늘 아쉽죠 뭐. 정년이후로도 지금 하고 있는 일 모두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올해도 사업도 더 잘 되면 좋겠습니다.(웃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