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도내 일선 학교 학생 30만 명을 대상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홍보하려던 계획을 도내 교직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방식이 일방적인데다 사업 입안 과정조차 석연치 않다.
충남도 치수방재과 관계자는 “당초 충남도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도내 초중고 749개교 학생 30만 명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기로 했으나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로 계획을 수정해 도내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며 “이 또한 정부의 4대 강 예산 통과여부를 지켜 본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내 교원은 1만6000여 명으로 직원을 포함할 경우 약 2만 여명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홍보영상물은 정부가 만든 여러 영상물을 활용해 5가지 내용을 CD 한 장에 모두 묶었다”며 “4대 강 살리기 홍보내용이 2꼭지, 금강 살리기 관련이 3꼭지로 모두 30분 분량”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은 “30만 학생대상에서 교직원 대상으로 사업을 축소한다 하더라도 정부 주장을 교직원을 통해 일방적으로 관철하려 하는 것은 비교육적이고 학교 현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충남도와 도교육청은 사업 추진 과정을 놓고서도 서로 다른 해명을 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지역정보과 관계자는 “4대 강 홍보사업과 관련 이제껏 충남도로부터 홍보물 제작 목적을 비롯 활용방안 등에 대해 단 한 차례도 협조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때문에 4대 강 홍보와 관련 답변할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1월 말 경 충남도에서 일선 교육청에 4대 강 및 금강살리기 홍보CD를 보낸 것으로 확인돼 도청담당부서에 구두 연락을 통해 ‘다시 가져가든지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즉, 충남도가 관할 도 교육청에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도내 시군 교육청에 홍보영상물을 보냈고, 이를 뒤늦게 안 도교육청 측이 ‘되가져 가라’고 답해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는 것.
공주시교육청 관계자도 “11월 말 또는 12월 초 경 도청으로부터 공문 없이 4대 강 홍보 CD가 한 학교당 1개씩 모두 60개 정도가 우편물을 통해 배달됐다”며 “도교육청으로부터 시행공문이 없어 그대로 보관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도 치수방재과 관계자는 “사전 충남도교육청 관련 부서에 협조공문을 보내 도내 학교 수 등 세부 자료를 받아 홍보영상물을 보냈다”며 “중간에 전교조충남지부 및 관련 시민단체 반대로 보류했는데 왜 사전협의조차 안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및 금강살리기사업 영상물을 제작해 도내 초·중·고 749개교 학생 30만 명을 대상으로 사회 및 조회시간 등 여유시간을 활용해 방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또 금강 살리기 선도 사업으로 지정돼 시공 중인 행정도시 예정지인 연기군 남면현장에 대해서는 도내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여행 및 현장견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