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희 씨.
“예술가만 전시회하라는 법 있나요?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바로 ‘꽃’입니다. 장애인중심 사회적기업으로 탄생한 ‘꽃밭사업단’의 상징이자 대표 사업이기도 하거든요.”
성탄절을 앞둔 23일부터 29일까지 천안시민문화회관 제3전시실에서는 아마추어 장애인 사진가들의 사진전이 열린다. 정확히 말해 이번 전시회는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6명의 사진전이다.
개원 5주년을 맞은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의 메인이벤트인 이번 사진전을 위해 도연희 선생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보호작업장의 ‘꽃밭사업단’이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년여 전. 상명대학교 사진학과의 자원봉사자들과 첫 인연을 맺은 후, 사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장애인들을 위해 강의가 생겼고 이후 조촐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정식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보호작업장의 주도하에 강의와 실습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아마추어 장애인 사진사들은 작업장 주변을 포함해 세계꽃식물원, 허브파라다이스 등을 찾아다니며 ‘내공’을 키웠다.
“무엇을 배운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잖아요. 꽃을 찍으려면 접사를 해야 하는데 자폐가 있는 장애인은 본인 생각과 다른 경우 쉽사리 고집을 꺾지 않아요.
결국에는 접사모드로 풍경을 찍는 일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변화가 생기고 발전을 거듭하게 됐어요.”
말이 없고 남보다 집중력이 강한 김창섭씨는 작년보다 훨씬 실력이 좋아졌고 내년에는 더 발전한 가능성을 보인다. 휠체어를 타는 명슬기씨는 사진을 찍으면서 좁던 시야가 넓어지고 사람이나 대상에 더 가까이 접근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한다.
이제껏 가장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바로 사진기의 부족이다. 사진을 찍는 6명의 장애인 중 본인카메라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상명대학교에서 사진기를 빌려야 했다고.
“금품을 기부하는 것 뿐만아니라 문화를 함께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이번 사진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 집에 여유분의 ‘똑딱이’가 있으신 분들은 기부를 부탁드려요, 성탄절이 잖아요(웃음)”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 꽃밭사업단 ☎621-6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