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교육청이 2010년 고입 원서접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는 자평속에 지난해 신설돼 아산과 천안지역의 고입변수로 떠오른 설화고등학교 안창모 교장이 입을 열었다.
안창모 교장은 고입 특성상 아산교육청이 우려했던 고입대란은 기우에 불과했다며 오히려 천안의 우수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역발상도 소개했다.
2009 고입의 피해자 ‘설화고’
“지리적으로 천안과 경계지역인 아산신도시 안에 있어 아산시내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통편이 불편하다며 지원을 꺼리고 있어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불당동 지역의 천안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죠. 학교를 운영하려면 천안시의 학생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설화고의 딜레마다. 아산에 있지만 아산학생들의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아산교육청에서는 아산에서 탈락이 예상되는 하위권 학생들을 설화고에서 받아주길 원했고 실제 2009년 고입에서는 관내 하위권 학생들을 모두 수용했다.
“지난해 아산시 하위권 학생들까지 포함해서 146명의 학생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문제아들만 모였다느니, 아산학생을 할당제 한다는 등 안좋은 소문이 돌더라고요. 그래선 올해는 안되겠다 생각했는데 아산교육청에서 또 같은 방식을 요구하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길거리에서 피켓홍보와 중학교 방문홍보 등 설화고 홍보에 나섰다. 안창모 교장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설화고의 않좋은 소문에 일일이 답글을 달아주면서 홍보하는 한편, 교사들은 관내 면지역까지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산시 학생은 76명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알짜배기다.
“올해에는 상위권 23위까지 학생중 21명이 아산학생이예요. 그만큼 우수한 학생이 많이 왔어요. 기숙사가 없어서 일단 아산시 지원으로 인근 원룸에 10명이 살 수 있도록 했어요. 주로 배방, 탕정 지역의 학생들이 지원하는데, 아마 내년에는 배방중이 4학급에서 12학급으로, 탕정중이 2학급에서 6학급으로 중3학생이 늘어나니까 입학하는 아산학생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천안의 우수학생도 아산이 유치할 수 있다
올해 고입에도 수치상 184명의 탈락 학생이 예상됐지만 안창모 교장은 아산교육청의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입은 대입처럼 무작정 원서를 받지 않아요. 올해도 아산지원학생을 우선으로 하고 천안의 하위권 학생들은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지역에서 수용가능한 학생만 진학하게 되죠. 물론 전문계로 진학유도를 펼친 것이 어느정도 역할을 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예요. 오히려 인문계를 희망하는데 교육청의 정보에 전문계로 보냈다며 후회하는 학부모도 있는 판입니다.”
아산교육청에서 학교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탈락학생을 우려해 하위권학생을 구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고입진로지도라는 것이다. 안 교장은 오히려 역발상을 제시했다.
“항상 우수학생 유치를 주장하는 아산교육청인데, 정작 천안에서 아산으로 오려는 우수학생은 받지 말라고 하니, 왜 우리는 천안의 우수학생을 받으면 안되는 겁니까? 오히려 설화고에서 천안의 우수학생을 받으니 관내 대입경쟁력은 더 강해지죠. 특히 설화고는 읍지역이라 농어촌특별전형도 가능해 명문대를 노리고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아산, 천안의 지역학교 아닌 세계적인 아름다운 학교 만들고파
충남 당진출생으로, 공주교대 미술과를 나와서 1973년 청림회전, 예산문화회관 개관기념전을 시작으로 각종 기념전과 기획전 등 화백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창모 교장은 2008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1회, 올해 설화고 개교기념 개인전 등 2회의 개인전도 열은 바 있다. 교장실도 각종 미술도구와 드럼세트가 놓여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예술가적 기질이 강해서일까? 그는 현재 한국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성적위주의 고등학교 교육에도 고개를 저었다.
“무슨 수용소처럼 좁은 곳에 모아놓고 공부만 시키는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넓은 교정을 꽃이나 나무로 아름답게 꾸미고 산책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진정한 명문고라고 생각합니다. 설화고도 일단은 아산이다 천안이다 지역싸움에 휘둘리지 않는 명문 설화고로서 키워나가고 싶어요. 운동도 좋아해서 학교와 학생들과 함께 운동하고 가르치기도 해요. 우리 학생들도 공부만 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운동도 취미활동도, 예절도 열심히 배우는 학생으로 가르치고 싶습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