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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원에서 아산시민을 초청한 첫 문화행사로 경찰의 표상인 차일혁 총경의 일대기를 그린 ‘충주시대’를 공연했다. |
경찰교육원(원장 양정식)에서 아산시민을 초청한 첫 연극이 막을 올렸다.
지난 2일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경찰교육원 대강당 차일혁홀에서는 아산시민 500여 명을 비롯해 교육생, 아산경찰서 직원 등 1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경찰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차일혁 총경의 일대기를 다룬 ‘충주시대’ 연극의 막이 올랐다.
경찰교육원 준공 및 개원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연극은 아산시민과 교육생, 교직원 및 가족, 아산경찰서 직원 등에게 고품격 예술을 향유함과 동시에 위대한 경찰정신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것.
‘충주시대’는 항일경찰이자 경찰의 표상으로 전해지는 차일혁 총경의 일대기 중 충주경찰서 서장으로 지냈던 시절을 중심으로 아들 차길진 후암미래연구소장의 저서 ‘애정산맥’을 원작으로 차일혁 총경 51주년 추모식을 기념해 재구성한 연극.
특히 아들인 차길진 소장은 이 연극이 경찰교육원 ‘차일혁홀’에서 공연되길 염원했던 만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차일혁 총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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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차일혁 총경 |
1920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차일혁 총경은 17세 나이에 일본인 고등계 형사 구타사건에 연루돼 중국으로 망명한 뒤, 중앙군관학교 황포분교 정치과를 졸업한 뒤 1938년부터 1943년까지 조선의용대에 들어가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혹독하게 탄압했던 미와 형사와 헌병사령관 사이가와 여러 일본 요인을 저격하는 등 항일유격전 활동을 펼쳤다.
해방 후에는 보병 제103연대 제1대대장을 역임한 뒤 부상으로 제대, 1950년 12월부터 제18전투경찰 대대장이 된 후 유명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탤런트 박상원씨가 열연했던 ‘지리산 호랑이’ 별명의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빨치산 수장 이현상을 사살하는 공을 세웠지만, 아무도 거두지 않는 시신을 화장해 빻아 하동 송림에 뿌려준 이야기와, 지리산 화엄사 등 천년고찰을 태우라는 상부 명령에 “사찰을 태우는데는 반나절이면 되지만 사찰을 세우는데는 천년도 모자랍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찰 문짝만 태웠다가 징계를 받은 일화는 적까지 포용하는 그의 인격 강직한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1954년 전투경찰에서 물러난 뒤 충주경찰서장으로 임명된 후, 충주직원훈련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에게 직업교육과 기초학력교육을 실시하고 경찰서 안에 극장도 운영해 판소리 명인 임방울 공연을 성사시키고 당시 최고의 극단인 백조가극단을 초청해 충주 주민들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등 문화사업도 펼쳤다.
이후 진해경찰서장으로 재직시 좌익계열인 조선의용대 활동과 빨치산 토벌시에 공산주의자들에게 온정적이었다는 이유로 좌익혐의로 조사 받고 공주경찰서장으로 좌천된 후, 1958년 금강의 곰나루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다가 38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