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지난 7일(수)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초6, 중3, 고1 13~14일 양일간 일제고사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전국의 초6, 중3, 고1 학생 196만명은 같은 시각, 같은 시험지로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해당 학년 학생들은 13일(화) 국·영·수 세 과목을, 14일에는 사회·과학의 2과목의 시험을 본다. 초등 6학년의 시험시간은 과목별 40분이며 중·고등학생은 과목당 70분에 걸쳐 시험을 보게 된다. 정각 9시에 시험준비가 시작되고 9시10분부터 시험에 들어간다.
평가내용은 ‘교과별로 국가수준에서 제시하는 성취수준 도달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개별학생 평가결과는 12월 제공되는 성적산출프로그램을 활용해 통지되고 과목별로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의 4단계로 결과가 통지될 예정. 평가결과 발표는 초·중학교의 경우 지역교육청별로, 고등학교는 시·도 교육청별로 보통이상, 기초, 기초미달의 3단계 성취수준별 비율을 발표하게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의 결과를 기초학력 미달학생해소를 위한 학력향상 중점학교 지원자료로 활용하고 국가 및 교육청의 교육정책 수립, 학교의 교수, 학습방법 개선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이런 ‘일제고사’ 형식의 시험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전에 이미 몇몇 시민단체,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시험의 취지와 부작용 등에 대한 지적이 있어왔고 시험일에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일부 학생·학부모·교원들과 교육당국의 갈등이 지속돼 온 상황. 최근 일제고사에서는 전북 임실 등 전국 곳곳에서 성적조작 논란 등이 제기된 바도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같은 우려의 해소를 위해 이번 시험의 보안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준하도록 했다. 천안교육청은 엄중한 경비를 서가며 시험지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고 채점에서도 충분한 일선교사 인력을 확보해 오류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시험을 놓고 교육당국과 시민단체는 여전히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늘과 내일, 전국 초6·중3·고1 학생들은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시험을 치른다.
도 교육청, ‘학력증진만이 살길이다’
충남 교육의 살 길은 학력증진에 달려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제자들에 대한 정성과 사랑을 학력향상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점점 나아지는 학력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 질주가 승부를 결정합니다. 앞으로 남은 30일 동안,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 마무리에 진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단계 높아진 학력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학력 부진의 불명예를 꼭 씻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성취에 대해서는 반드시 아낌없는 찬사와 보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신 모든 선생님께 꼭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업성취도평가와 수능시험에 대비하여 존경하는 선생님들께 올립니다” 중 (일부요약)
윗 글은 지난달 15일 학업성취도 평가를 한 달 남기고 충남도교육청의 메인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띄워놓은 김종성 도교육감의 호소문이다.
절박함마저 느껴지는 이 글에는 지난해 같은 시기 치러졌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한 대반전의 기대가 한껏 녹아있다.
지난해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서 충청남도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바닥수준에 맴돌았고 특히 고등학교는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천안지역 학생들은 전국 평균을 상회했지만 아산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충남에서도 중, 하위권에 그쳤었다.
김종성 도교육감은 이미 도교육감 선거기간부터 ‘학력신장’을 최우선 목표이자 공약으로 내걸고 전담부서 설치, 시·군별 의견수렴회 개최 등을 통해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김종성 교육감과 충남도교육청은 이번 시험이 도 교육행정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시민단체, ‘일제고사로 정상교육파행, 혈세낭비’
일제고사의 부당성을 알리고 있는 해직교사들.
▷천안N초등학교, 아침 8시30분부터 학교에서 사 준 문제집 풀이, 점심시간을 20분 축소(40분으로)해 문제집 풀이, 7교시 수업 실시, 정규 교과시간 이후 자율학습 실시.
▷천안 S고등학교(전문계고), 방학 중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에게 서약서 강요.
▷천안B고등학교, 9월18~19일 실시하는 학력평가 문제를 정기고사에 50% 반영해 출제하라고 요구.
▷천안의 C여자중학교, 학급별 부진아 5명씩 125명을 추려서 반강제로 별도 수업실시. 안 빠지고 열심히 하면 성실상 수여하고, 열심히 안하면 겨울방학에 보충수업 실시한다는 입장.
▷아산 S중학교,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중 무조건 선택하라고 강요.
▷아산 O중학교, 7교시 자율학습을 강제로 실시. 일제고사 결과를 수행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예고.
-일제고사를 앞두고 생긴 도내 각급학교 파행사례.(충남희망교육연대 기자회견 자료 발췌)
하지만 일각에서는 짧은 임기동안 가시적인 성과에 무리하게 집착하려다 보니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지난 7일(수) 오전 11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서 '교육부 장관이 정한 교육 과정의 범위 안에서 교육내용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한 초등교육법 23조와 교과부 지시를 무시한 일제고사 대비 파행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초등교육법 위반혐의로 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주민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력증진이라는 미명아래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내몰고 혈세를 낭비하는 김종성 도교육감의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윤호숙 집행위원장은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아이들과 우리사회의 미래를 사교육과 시장에 팔아넘기는 짓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교육의 공공성과 아이들의 미래를 살리는 일에 우리의 몫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에는 충남참여자치시민연대, 참교육학부모회, 평등교육학부모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민주노총 충남본부, 금속노조 충남지부,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대전충남민주교수협의회, 충남대학생연합, 충남민주단체연대회의 등 진보성향의 단체 90여 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일제고사투쟁 해직교사 전국대장정 천안 도착
천안역~터미널 행진하며 일제고사 폐지 촉구
지난 8일(목) 오후, 2008년 및 2009년 일제고사 투쟁으로 해직된 전국의 14명의 교사들과 지역교사, 시민들은 일제고사 폐지촉구를 위한 거리행진과 홍보에 나섰다.
지난 8일(목) 오후5시 2008년 및 2009년 일제고사 투쟁으로 해직된 전국의 14명의 교사들이 전국대장정 도중 천안에 도착했다.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고 체험학습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이들은 지난 5일 울산을 출발해 부산, 목포, 광주, 전주, 대구, 청주를 거쳐 이날 천안에 도착, 충남 일정을 진행했다.
오후 5시에 천안역에서 출발한 해직교사와 지역교사 및 시민 30여 명은 천안역에서 천안터미널까지 차도를 따라 행진하며 주변의 시민들에게 일제고사의 부당성과 시국선언을 이유로 교사들에 대한 파면 및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유인물을 배포했다.
천안 터미널에 도착한 대장정 단은 터미널 앞에서 정리 집회를 갖고 주변에 나온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정부의 교육정책 전환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대장정단은 수원 및 춘천을 거쳐 10일 서울로 올라가, 서울역에서 열리는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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