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기 제23대 천안교육장.
겸손하게 섬기는 초심 잃지 않을 것
류창기 제23대 천안교육장이 취임한지 보름이 흘렀다.
류 교육장은 일선학교에서 35년, 전문직으로 7년의 교육경력을 쌓아왔다. 취임직전에는 쌍용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했으며, 그 기간동안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소탈함과 친근함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일 취임식이 끝난 후 류 교육장은 국장, 과장들과 함께 교육청 바로 앞, 월봉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줄을 서서 급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지난주 교육청의 첫 조회때는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3분여간 파바로티가 부르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들려 주었다. 류 교육장의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행보는 그가 세운 ‘가족경영’이라는 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의 교육장으로 취임하셨다. 각오는?
-어깨가 무겁다. 그동안의 경험을 되돌아 보고 느꼈던 점, 해보고 싶었던 일 등을 교육공동체와 충분히 상의해서 추진하겠다. 사실 일선학교에서 느끼는 교육청의 업무는 장학지도, 공사감독, 감사 등 딱딱한 업무일색이다. 이런 관계도 조금은 바꿔보고 싶다. 원칙을 잊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로 돕고 배려하며 모두가 공감하는 교육행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임기중 꼭 추진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일단은 청소년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 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치러질 체육관도 지역사회가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또 ▷입학사정관제에 도움을 주기 위한 봉사·효행 대상 제정 ▷지역 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천안교육발전기금 모금 ▷위센터 등을 활용한 상담활동 강화 ▷교육청 강당을 이용한 정기적인 전문가 특강 등을 생각하고 있다.
사실 교육장 개인적인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모든 것은 교육가족과 지역사회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지역 교육현안중 가장 시급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주지하다시피 고입란이다. 일각에서는 평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기가 성숙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모든 학교의 여건이 어느 정도 비슷해져 ‘어느 학교에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야 갈등이 적을 것으로 본다. 북일고의 자사고 지정으로 올해는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는데 기왕 결정된 것인 만큼, 이제는 그 부작용을 줄이는 데 교육청과 다른 학교들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짧은 기간이지만 대외활동도 활발하셨던 것 같다.
-2주동안 천안에 소재한 모든 대학의 총장들을 만나고 다녔다. 지역의 풍부한 대학자원들을 천안교육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천안의 대학들도 지역의 교육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싶다.
또 천안시청을 포함한 타 기관과의 공조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교육청 외벽에 웰빙식품엑스포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시청과 교육청, 여타 기관들은 다 시민들을 위한 것 아닌가. 서로의 관계를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쌍용고 재직시절부터 블로그를 운영해 화제가 됐었다.
-학교가 크다보니 조회 한 번 하기도 힘들고 모두가 부담을 느꼈었다. 인터넷으로 누구나 쉽게 들어가서 볼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 블로그를 열었다. 개인적인 소회나 일상도 많이 올렸었는데 이제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여유가 생기는대로 교육장의 블로그도 개설할 예정이다. 기대해 달라(웃음).
▶얼마 전 KBS골든벨에서 숨은 끼를 보이셨다.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3주전 쌍용고의 골든벨 녹화 때 수퍼맨 옷을 입고 춤도 추고, 교감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방송의 힘인지 전국에서 동창들과 지인들의 연락이 많이 왔었다. 우리집 가훈이 ‘웃자’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노래는 최성수의 동행이다. 점잖은 자리가 아니라면 사랑의 트위스트도 즐겨 부른다.
▶평소 갖고 있는 교육철학이 있다면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들어온다’라는 말이 있다.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배려의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얼마 전 조회 때, 교육청 전 직원이 모인자리에서 9월 중 생일을 맞는 모든 이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와 도서상품권을 전달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직장분위기가 좋아지고 그런 마인드로 일한다면 일선 학교행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