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지난달 31일부터 장애인·노약자 등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를 정규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건창여객에서 버스운전을 해온지 9년째라는 최재구 씨는 충남최초로 운행되는 천안시 저상버스의 운행을 경험하는 행운을 잡았다. 버스회사는 사고도 없고 차 관리도 잘하고 평판도 좋은 기사들 중에 저상버스의 기사를 뽑았다는 후문이다.
“운행전날 저녁때 갑자기 연락을 받았어요. 뭐 기분 좋았죠. 아무나 이런 차를 운행해보는 것도 아니고 제가 처음이잖아요(웃음). 다른 기사님들도 많이 부러워 하세요. 일단 저상버스는 차가 ‘오토’라는 것이 가장 달라요. 또 장애인들을 태울 수 있다 보니까 브레이크도 최신의 고성능 장치가 장착돼 있어 부드럽고 안전하게 설 수 있어요. 또 완충장치도 기존의 스프링이 아닌 에어식이다보니 삐걱거리지도 않고 승객들도 아주 편안해 하세요”한다.
이외에도 미끄럼방지 바닥,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차체, 휠체어를 타고 내리게 하는 리프트 등, 일반버스 가격의 2배가 넘는 저상버스는 갖가지 고급기능들이 내장돼 있다.
이렇다보니 우연히 저상버스를 타게 된 비장애인들은 ‘버스가 너무 좋다’며 호기심을 보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호응 일색이다.
하지만 운행하는데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체가 낮다보니 과속방지턱마다 신경이 쓰인다. 더구나 차체의 가장 낮은 부분은 오토미션이 노출돼 있어 충격을 받으면 고장이 날까 걱정이다.
그래도 ‘저상버스기사’라는 자부심은 최씨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다짐하게 한다.
“이런 버스를 운행하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승객들에게 더 좋은 인상을 줘야할 것 같고 성질도 못 내겠어요. 품행이 방정해 졌다고 할까요?(웃음) 장애인들이 편한 세상은 누구나 편한 세상이라더니 그 말이 맞나 봐요. 더 많은 저상버스가 보급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