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금) 풍세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무산됐다.
풍세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근 지역인 풍세면 용정1리~4리, 보성2리 주민들이 주민보호대책이 미흡하고 천안시의 행정의지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고압선 예정노선이 용정1·2리와 4리에서 100~150m에 인접해 있어 약 220여 가구가 직접적인 피해에 직면해 있다. 풍세일반산업단지 고압선에 대한 우려는 이미 사업추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 그러나 천안시 기업지원과는 올해 초 성무용 시장이 주민과의 대화 당시에도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므로 주민들과 지속 협의해서 적합한 노선을 찾겠다’고 답변한 바 있으며, 지난 4일(금) 풍세일반산업단지 현장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도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당초 주민들은 고압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배방-행정간 국도 47호선을 따라 전선을 지중화하는 방안과 ▷아산시 배방산을 거쳐 호서대 뒷산, 태학산 능선을 지나 우회하는 방안 등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으나 모두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천안시에 따르면 전선 지중화는 비용 증가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한국전력 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고, 우회방안은 아산시 측에서 문화제 보호와 공원 지정으로 인해 불가하다고 통보해왔다는 것.
한전 관계자는 “아직 대안을 찾지는 못했지만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4일 주민설명회에 앞서 황권서 산업경제국장은 “시는 풍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법에 따라 행정을 집행하다 보니 주민들의 바람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으니 설명회는 의미가 없다’는 주민들의 원성에 설명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용정1리 박긍종 이장은 “고압선 관련 내용을 포함해 이번 주민설명회의 전반적인 내용이 작년 12월 설명회에서 들었던 답변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며 “고압선의 전자파 피해는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주민들의 생존권은 결코 보상이나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주민설명회 공지 미흡 “시골 사람이라고 무시하나?”
4일 풍세산단 현장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는 장소선정과 사전 공지과정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보성2리 이덕재 이장은 “용정1리~4리 이장들에게 공문을 보냈다고 하는데, 용정3리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보성2리에는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나중에 ‘주민과 충분히 대화했다’고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청 담당자는 “보성2리에 공지되지 않은 것은 업무상 실수였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밖에 주민들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인 모두에게 확실한 절차를 통해 설명회를 통보해야 한다’, ‘현 수준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려고만 하지 말고, 시행사·한전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 달라’, ‘주민 편에 서서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 보호에 주력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이날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책위원회 구성해 단체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동안 대책위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되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