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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TV추진위원회가 아산에 방송국을 설립하려 하면서 지자체와의 연계성이 없다는 지역 여론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 12일 실시한 포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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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를 연고로 추진하고 있는 국악TV에 대해 지역인사들이 아산에 설립하는 것은 당위성이 없다며 쓴소리를 제기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12일 근로자복지회관 3층에서는 한국국악교육원(원장 이인원) 주최, 국악TV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아산저널에서 후원하는 '아산문화예술채널 방송국 설립을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인원 한국국악교육원장이 사회를 맡은 이날 포럼은 장석주 폴리텍대영상학과교수가 '방송국설립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용성욱 한국방송제작단사장이 '방송국설립의 조건 및 절차', 안영수 국제가무악예술원감독이 '방송국 설립후 기대효과'라는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고 박길태 농협중앙회아산지부장이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한 경제주체의 역할', 여운영 아산시의회 의원이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국악TV추진위원회는 국악TV가 아산에 설립됨으로써 문화적·경제적인 효과를 아산에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설명한 반면, 참석한 관계자들은 아산에 설립할 이유가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국악분야 선점할 기회…국악발전과 경제적 효과 주장
포럼을 주관한 국악TV추진위원회 이인원 위원장은 "2004년 중국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다 중국에서 하루종일 전통예술만 틀어주는 채널을 봤다. 일본도 있었고 우리나라도 이런 채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 서울에서 투자자를 모아 설립하려 했지만 서울은 케이블이 200개가 넘어 시민의 호응이 적다는 판단에 무산되게 됐다. 이후 아산에 전국국악경연대회 등 3년째 인연을 맺어 오면서 서울과 전라지역의 중간지역으로의 교통요충지이자 발전가능성이 무궁한 도시임을 감안해 적합지로 정하게 됐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부천은 만화, 부산은 영화, 광명은 음악, 춘천은 마임 등 국내 주요도시는 문화콘텐츠를 보다 빨리 선점하기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화천의 산천어 축제도 산천어가 화천에만 잡히는 것이 아니지만 산천어 하면 화천이 떠오르게 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국악에서도 전라도 지역의 광주, 남원, 전주 등이 중심권이지만 아산의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악TV만 생간다면 중심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국의 국악인이 아산에 모이게 되고 아산이 전국에 홍보되는 효과를 얻는다. 지역의 국악인과 예술인도 위협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전국에서 국악을 배우려 아산에 오고 아산에 학원이 생기는 등 아산의 예술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지역 예술인도 혜택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또 "국악TV라고 무조건 국악만 방송하는 것이 아니고 종합문화예술을 상영할 것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한 결과 공익채널이 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공익채널로 선정될 분야가 국악쪽 밖에 없어서 일단은 이렇게 추진하는 것이다.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 굳이 시민들이 반대하는데 아산에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국악TV에 대해 노리고 있는 영동, 대전 등의 지자체는 좋아할 것"이라며 "연간 15~20억 정도의 운영비가 예상되며 초기에는 초기에는 KBS 자회사 한국방송제작단 장비 협약을 맺고 도움을 받은 뒤 공익채널로 선정되면 점차적으로 아산에 방송국 시설을 조성하는 등 5년정도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산이 봉이냐?!…아산연고는 '억지'
이같은 설명에 참석한 지역인사들은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건영 아산포럼 대표는 "국악TV 채널을 아산에서 설립해야 될 정체성이 없다. 광주나 전주, 남원 등 국악의 도시에서 해도 부족한데 아산과 국악이 무슨 상관인가? 선점효과도, 서울 등 큰 도시에서 수익성과 공익성이 있으면 왜 하지 않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런 비용 있으면 기존에 필요한 인프라와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이 순서적으로 맞다. 인적자원, 기술적 자원도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재원도 문제다. PP(Program Proviedr: 케이블 방송에 나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하는 사업)는 연간 수십개가 생겼다 망해서 없어진다. 공익성을 띠고 문광부 지원을 받자는데 가능한지, 또 아산이 봉도 아니고 중계차 하나도 몇 억씩 하는데 카메라 등 장비와 운영비까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불확실하다. 억지로 아산에 설립하려고 맞춘 느낌이다"라며 "차라리 3~4억이면 가능한 소출력 라디오 FM미니 방송을 아산시에서 사단법인으로 출현해 지역민을 위해 운영하는 라디오방송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윤인섭 예총아산지부장도 문화예술채널로 알고 왔지만 점점 국악티비로만 주제가 바뀐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참여했던 여운영 의원 조차도 반신반의의 입장을 표명했다.
여운영 의원은 "문화예술채널이 아산에 생기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재원문제 등 여건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잘 하면 좋은 아이템이긴 하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고 있다.
한편 국악TV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포럼을 몇 번 더 열 예정이며, 신인들의 등용문으로의 역할을 위해서 신인공모전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