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1일 충남도교육청이 공표한 북일고에 대한 자사고 고시.
충남도교육청, 지난 31일 지정, 고시
천안북일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가 된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31일(금),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105조3의 규정에 의거해 북일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지정·고시한다’고 밝혔다.
고시에 따르면 북일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기간은 2015년까지 5년이고, 학급은 12개, 총 학생정원은 415명이다.
이에 따라 북일고(교장 신현주)는 오는 10월초 국제과 한 학급 30명을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나머지 11학급 385명은 일반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국제과는 전원 입학사정관제로 뽑고, 일반전형의 경우 70%는 내신성적우수자를, 30%는 서류전형과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또 신입생 정원의 20%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선발한다.
이번 자율형사립고 지정,고시로 북일고는 앞으로 교육청으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며 학생납입금(입학금과 수업료) 총액의 5% 이상을 법인부담금으로 출연해야 한다.
가장 논란이 있었던 모집지역의 배분은 북일고가 제시한 원안대로 충청남도 50%, 전국모집 50%로 결정됐다.
당초 충남도교육청은 충남에서 70%, 전국에서 30%를 모집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에 한화그룹 임,직원 자녀에 대한 특례입학(8~10%) 조항은 삭제돼 한 발씩 양보한 모양새가 됐다.
앞으로 대전과 충남·북 지역에서는 북일고 한 곳만이 유일하게 자율형사립고로 운영된다.
북일고 자사고 전환 이후 천안 고입
‘학급증설로 고입대란 막을 수 있을까?’
북일고등학교 이병구 행정실장은 “기다려왔던 결과고 결정을 환영한다. 100%만족은 못하지만 학교는 일단 고무적인 분위기다.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북일고의 자사고 지정을 반대해 온 사람들에게도 실망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이 확정되면서 7월중순 이미 제출했던 모집요강도 8월초면 도교육청으로부터 승인될 전망. 학교측은 입학전형 마감이 일반계고보다 한달여 정도 빠른만큼 남은 두달여 동안 설명회를 비롯한 각종 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교육불평등 조장이라며 반대운동을 지속해 온 자사고반대천안지역공대위,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전교조 등은 이같은 결과에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반대측, “실망…장기적으로 부작용 알리겠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 윤호숙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지속적인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전환이 확정돼 실망스럽다. 대다수 지역 학부모는 지역 학생이 갈 수 있는 인문계 고교 하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김지훈 집행위원장은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은 고입을 위한 사교육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이번 결과에 따른 문제점을 시민에게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일고의 자사고전환을 반대해온 단체들은 협의를 통해 교육비 문제, 성적위주 교육 등 각종 부작용을 알리는 활동을 장기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교조 천안중등지부 전장곤 지부장도 “허무하다. 지역의 반대여론이 높았는데도 자사고 지정이 강행처리된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지역을 박차고 나가려는 북일고의 성공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미 지난달부터 천안고,중앙고 쪽에 입시문의가 많아 몰림현상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학급증설로 고입란 막을 수 있을까?’
이미 도교육청은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에 발맞춰 ‘원활한 학생수급’을 위해 2010학년도 천안지역 일반계고 학생정원을 39명으로 늘리고 5개 공립고등학교에 6학급을 증설할 계획임을 밝혔다.
학급이 증설되는 학교는 중앙고 1학급, 두정고, 1학급, 쌍용고 1학급, 청수고 2학급, 천안여고 1학급으로 중앙고를 제외하면 대부분 남녀공학 학교이고, 천안여고는 이번 자사고 전환과는 사실 직접적인 관련이 희박하다.
안 그래도 해마다 ‘고입대란’을 겪는 지역에서 일반계고 하나가 자사고로 전환하며 전국,광역 모집에 나설 경우, 천안지역 일반계고의 수급변화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이는 ‘북일고가 학교의 이기심 때문에 천안의 교육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어온 것이 사실.
당초 계획보다 자사고 지정, 고시가 한달여 늦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급해진 상황이다. 지원학교를 정하는 것은 물론 올해 고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보를 수집하느라 갈팡질팡하는 형편. 도교육청의 학급증설 효과가 무척이나 미심쩍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진희 기자>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이 확정되면서 천안의 2010년도 고입에 대한 우려가 새삼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