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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 자사고 전환,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심의위, 2차 회의 갖고 북일고와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져

등록일 2009년07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20여 시민단체들은 공대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용곡중 앞.

6월말 고시하겠다던 도교육청은 모르쇠 일관 중

북일고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신청서를 접수한 것은 지난달 8일. 벌써 한달여 전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지역사회내 논란과 갈등의 수위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정작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언제 결정되는지는 공식적인 확인이 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사학지원담당 정연목씨는 “현재 자사고 지정과 관련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심의가 끝나도 교과부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는 훨씬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도교육청은 ‘공정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을 심의하는 운영위원들의 구성과 인적사항, 회의일정조차 비공개로 하고 있어 ‘밀실행정’이라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북일고등학교도 운영위의 심의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공식입장.
하지만 이들 양측의 대외적인 입장공표와는 달리, 비공식적인 루트로는 심의의 진행 경과가 조금씩 노출되고 있다.

2차 심의 마치고 세부 조율중?

지역주간지인 천안신문은 지난 13일자에서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7월10일 자사고 지정 운영위원회 2차 심의가 열렸고 이 과정에서 북일고측이 내놓은 자사고 전환 신청 조건 가운데 2가지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학생 모집 허용 비율과 한화그룹 임직원 자녀 별도 허용부분에 있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내용인즉, 학생 모집 허용 비율을 전국 30%, 광역단위 70%로 수정하고 한화그룹 임직원 자녀 별도 허용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천안신문은 이런 의견이 이미 북일고측에 전달됐고 최종 의견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사고 승인 자체와 관련한 의견은 전부 찬성하는 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중 4명이 도교육청 내부인사이며 1명은 교장, 2명은 선출직, 1명은 학부모로 구성됐기 때문에 사실상 반대의 목소리를 낼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이나 다름없고 단지 절차와 관련한 시간만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반대 측, 천안지역 활동 본격화

자사고반대 천안공대위가 배포하고 있는 유인물.

한편, 자사고 반대운동의 방향은 시나브로 천안지역에 집중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교육현안과 관련해 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하던 전교조 충남지부, 충남희망교육연대는 지난 10일(금), 보름만에 천막을 철거했다. 하지만 천안지역의 학부모단체와 교원단체, 시민단체는 지난 7일(화) 한 곳에 모여 ‘북일고 자사고 전환 반대를 위한 천안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10일 아침, 계광중, 천안중, 두정중, 북중, 용곡중, 쌍용중의 5개 학교에서, 13일에는 백석중, 불당중, 오성중, 성정중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자사고 반대의 입장을 담은 유인물 배포작업을 펼쳤다.
전장곤 전교조 천안중등지회장은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이 예정되면서 이미 도교육청이 천안지역 일반계고에 8학급을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나름대로 지역명문고로 자리잡아온 북일고가 학교의 이기심 때문에 천안의 교육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공대위는 우선 자사고의 문제점을 담은 유인물 4000부를 제작해 배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홍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대위에는 참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 참교육학부모회천안지부, 전교조 천안초등·중등지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을 비롯해 천안KYC, 천안생협, 노사모, 지역노조 및 문화단체 등 2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련의 선전·홍보활동을 통해 충남도교육청과 북일고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북일고 측, 7월말이면 결정날 것으로 본다

충남내 90여 진보성향 단체로 구성된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지난달 25일, 국제반 편법운영 의혹과 관련해 도교육청에 북일고에 대한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일고등학교는 지난 10일부터 오늘(화·14일)까지 도교육청의 감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북일고는 자사고 전환과 관련해 ‘진행경과는 모르고 다만 심의결과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북일고 이병구 행정실장은 “지난달 26일 1차 심의에서는 본교의 신청내용을 확인하고 간단한 검토후 위원간 상견례 정도가 있던 것으로 안다”며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교과부 방침대로 7월말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학교측 입장에서는 심의결과에 따라 당초 계획도 변경해야 할 부분이 있고, 모집정원 등과 관련한 승인 등 행정절차도 밟아야 할 상황이어서 약간은 조바심을 내는 분위기다.

자율형사립고는 일반계고 보다 보통 한달여 일찍 입학전형을 치르는 ‘전기 고등학교’다.
일반계고등학교가 12월초에 입학전형을 마무리한다고 보면 자사고는 11월초에는 전형을 마쳐야 하는 상황. 7월말 자사고로 결정된다고 가정해도 8월과 9월, 10월까지 채 세달이 안되는 기간동안 필요한 추가 행정절차를 밟고 홍보와 모집까지 진행하기에는 아무래도 느껴지는 업무부담이 작지 않다.
이병구 실장은 “커다란 첫 변화인 만큼 시행착오가 없어야 할 텐데 시간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사견을 전제로 지역사회의 반대여론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전체여론조사를 한 것도 아닌데 자사고와 관련한 분위기 전체를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이끌어 가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북일고는 이전부터 언급했듯, 지역의 명문사학으로 글로벌인재를 양성하기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모든 이들의 요구를 만족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는 반대입장의 목소리만 나오고 있는 것 같지만 특별한 프로그램 속에서 보다 나은 교육을 원하는 이들도 많을 것으로 본다. 지역일반계고 수급과 관련해서는 공립고 신설 등 교육당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북일고는 7월말이면 자사고의 지정, 고시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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