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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도교육청, 귀마저 닫나

자사고 반대 학부모단체에 현관폐쇄, 출입제한

등록일 2009년07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25일 충남희망교육연대는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학부모 1352명이 서명한 ‘천안북일고 자율형사립고 반대 충남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학부모단체·교원단체, 북일고 감사청구

천안북일고가 충남도내에서 유일하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가운데, 충남학부모들이 공동선언을 통해 자사고 지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현관을 폐쇄하고 출입을 봉쇄하며 이들과의 접촉 자체를 피해 빈축을 샀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지난 25일 오전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학부모 1352명이 서명한 ‘천안북일고 자율형사립고 반대 충남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북일고가 아무런 여론 수렴 없이 자사고를 신청한 것은 지역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행위, 지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23일 중부방송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북일고의 국제반 편법운영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난하고 도교육청의 감사를 촉구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충남교육청에 대해 ▷북일고 자율형사립고 지정 중단 ▷충남에 있는 특목고, 자사고의 전국단위 학생모집 중단 ▷북일고 국제반 편법 운영 감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

학부모 선언문 발표를 마친 10여 명의 학부모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북일고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도교육청 현관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교육청 현관은 7~8명의 공익요원들이 현관을 지키며 굳게 닫힌 상태. 학부모들은 3시간여 동안 거센 항의를 지속하다 결국 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자장면으로 식사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충남전교조, 도교육청 앞 천막농성 돌입

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윤갑상)도 이날 오후 6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학원화반대 교사초빙확대저지 자사고 지정 중단 충남교사결의대회 및 철야농성 선포식’을 개최했다.

충남지부는 천안 북일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추진 중단을 촉구하면서 ‘교육을 양극화 시키고 사교육비 폭탄이 우려되는 자율형사립고 추진이 밀실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자사고 신청을 심사할 심의위원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충남지부는 천안 북일고의 ‘국제반’ 편법 운영 의혹과 관련해 ‘법률을 어기면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눈감아주고서 자사고로 지정한다면 교육청도 결국 불법을 용인하게 되는 것’이라며 ‘북일고에게는 자율이 아닌 즉각 감사를 실시해 불법적으로 학교를 운영한 부분에 대한 제재 조취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충남지부는 이 밖에도 ▷교사초빙제도 확대 중단 ▷고등학교 보충수업 및 야간자율학습 확대 중단 ▷중학교 보충수업·야간 자율학습 실시 중단 ▷초등학교에서의 파행적 교육과정 운영 중단 ▷충남인사관리심의위원회에 교원노조 참여 보장 ▷단체협약 개악 기도 철회 등을 촉구하고 무기한 천막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자사고 심의있던 26일, 항의자 연행

7~8명의 공익요원들이 현관을 지키며 학부모들의 교육청 진입을 막았다.

지난 26일(금)은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신청한 천안 북일고에 대한 심의가 있는 날이었다.
자사고 지정을 반대하는 충남지역 학부모와 단체들은 이날도 도교육청을 찾아 항의했다.

충남교육청은 이날 오전 외부 위원 6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회’의 첫 심의를 개최했다. 교육청은 앞으로 2~3회의 회의를 더 열고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앞으로의 회의 일정 및 심의위원들에 대한 신상정보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자사고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 및 시민단체 회원 10여 명은 이를 두고 ‘밀실행정’이라며  회의장을 찾아 항의 피켓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전날과 같이 현관문에서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현관 진입을 막는 공익요원 및 교육청 직원들과 몸싸움과 언쟁이 일었다. 특히,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심의위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건물 뒷문을 지키던 일부 학부모와 교육청 직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현관 유리창 1개가 파손되고, 공익요원 1명이 추후 세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사태가 격화되자 경찰이 출동했고,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오은희 상황실장이 현행범으로 지목돼 대전 중부경찰서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씨는 이날 조사를 받다가 오후 5시30분경이 되어서야 풀려났다. 교육청 측은 공공기물파손 및 과실치상 혐의로 오씨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희망실천연대 김지훈 집행위원장은 “현관을 막아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신고해 학부모를 경찰서로 연행하도록 하는 교육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청인지 모르겠다”며 “귀를 막고 싫은 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충남교육청에 대해 앞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는 충남도교육청 현관.

북일고, ‘국제반’ 편법운영 의혹 제기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신청해 놓은 천안 북일고등학교가 미국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 진학반인 ‘국제반’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북일고는 지난 해 6월 충남교육청으로부터 ‘국제과’ 신설을 승인 받아 201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23일(화) 중부방송(CBN) 보도에 따르면, 북일고는 이미 지난 해 7월 서울과 천안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8월과 9월에는 개별 면접과 영어 인터뷰 등을 통해 사실상 2009년 신입생을 선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일고는 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을 올해부터 별도로 관리하고, ‘서밋홀’이라는 전용건물에서 국어와 국사, 예체능을 뺀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이른바 ‘영어몰입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CBN에 따르면 선발 당시 대다수의 학생은 타 시·도의 중학교에 재학중이었다. 국제중 학생중 남학생은 100%, 여학생도 대부분 지난 해 10월 한 달 동안 천안지역 중학교로 집중 전입했다고.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일반고의 경우 시·도 단위 내에서만 학생을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학생선발 시기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북일고는 지난해 전형방법, 공고기간을 무시한 채 신입생 선발일정을 진행하다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제지를 받은 바 있다.
<희>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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