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설립과 고입지형 변화 세미나 열려
‘자율형사립고 설립과 고입지형 변화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백승구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실장.
북일고가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신청하면서 지역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3일(화) 저녁7시,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 비채에서는 충남희망교육연대 주최로 ‘자율형 사립고 설립과 충남 고입지형의 변화’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광천제일고 교사이자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실장인 백승구 교사가 강사로 나서 자사고의 추진배경, 개념, 영향, 고입지형도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하고 참가자들의 짧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별한 고등학교 진학해야 서울로 갈 수 있다?
강사로 나선 백승구 교사는 2008년 10월 자사고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로 말문을 열었다.
당시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7.8%가 자사고 설립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76.5%는 자사고가 설치되면 초등학교때부터 입시경쟁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고 87.3%는 사교육비가 늘 것이라 답한 바 있다.
백 교사는 사학자본의 요구, 사교육 시장의 요구가 자사고의 추진배경이라며 자사고의 도입은 교육계층화의 완결판이라고 성토하고 그동안 시범운영되어온 자립형사립고의 예를 들었다.
그는 민족사관고를 비롯한 자사고의 1인당 학비 부담액은 평균 980만원대(권영길 의원실 자료) 였는데 자율형사립고는 학비결정권이 학교장에게 있고 재정구조도 자립형보다 취약해 학생들의 학비에 더욱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
또 자율형사립고는 자립형보다 최소 20%이상 학비부담이 늘어 최소 1200만원 이상의 학비가 지출될 것이라고. 백 교사는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때부터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비 증가 우려 역시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정부계획대로라면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국제고, 기숙형공립고 학생이 전체 인문계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대에 이르게 된다. 이는 서울지역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인원과 비슷한 수치. 결국 이런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경우 대입에서 밀려날까하는 우려때문에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사교육비는 3배가 늘었고 지난 5년간 학원은 2배가 늘어 사교육비 시장은 2008년 이미 20조원을 넘어섰다.
2012년 북일여고도 자사고 전환
2009학년도 충남 일반계고등학교 입시에서 전국단위 모집을 한 학교는 충남외국어고등학교와 자율학교인 공주한일고등학교의 두 곳으로 신입생수는 342명이었다.
여기에 2010년 공주사대부고가 전국단위 모집을 할 예정이어서 198명이 늘고, 북일고가 계획대로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되면 166명을, 2012년 북일여고까지 자사고로 전환되면 전국에서 1000명 이상이 충남으로 유입되게 된다.
당장 올해 천안지역만 놓고 보자면, 자사고로 전환될 경우 북일고가 일반전형 인원 332명중 166명을 전국에서 모집하고 매년 충남 타 시·군에서 북일고로 유입되던 90여 명이 진학한다면, 실제 천안지역 중학생이 북일고에 진학할 수 있는 인원은 100명 이하일 확률이 높다.
2009학년도에 북일고가 일반전형으로 375명을 모집했던 것에 비춰보면 올해 일반계고 고입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백승구 교사는 “일제고사 실시, 조기유학허용, 국제중 허가 영어몰입교육, 고등학교 선택제, 3불제 폐지 등. 사교육비를 줄인다고 해놓고 공약과 반대로 가는 것이 이 정부의 교육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