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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이완구 지사, 토론회에서 자리 박차고 나가

충남도지사, 돌출 언행 또 구설수

등록일 2009년06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완구 지사가 토론회 도중 자신을 비판하는 패널에게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구설수에 올랐다.
이완구 충남도지사의 튀는 언행이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 지사는 6월17일(수) 오전 10시40분 대전방송(TJB) 공개홀에서 충남도정과 관련해 민선 4년을 평가하는 토론회 녹화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토론회를 시작한지 20여 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녹화장을 나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녹화방송은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장호순 교수의 질문으로 시작했다. 토론은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정연정 교수의 사회로 장 교수와 단국대 경제학과 이효선 교수가 질문자로 참여했다.

장 교수는 이 지사에게 지역균형발전 문제와 관련 “첨예한 문제임에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어 도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도지사의 대처방안을 설명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답했고, 장 교수는 “도지사직을 걸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의했다. 두 사람의 토론이 뜨거워지자, 이 지사는 토론 시작 20여분 만에 “충남도정을 평가하는 자리에 한나라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편파적이고 의도가 있는 질문”이라며 “함께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하고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다.    

2007년에도 토론 도중 자리 박차고 나가

이에 따라 이날 녹화방송 토론이 한동안 중단됐다. 이 지사가 자리를 떠 녹화가 중단되자 장 교수도 자리를 떴다. 하지만 대전방송(TJB) 측은 장 교수를 패널에서 뺀 상태에서 이 지사를 설득해 오전 11시 30분경 방송녹화를 재개하고 낮 12시 반 쯤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장호순 교수는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반론을 하거나 답변을 하면 되는데 질문자를 편파적이라고 공격하고 인터뷰 자체를 거부한 것은 매우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어 “도민의 일원으로 패널로 참여해 질문했고 충남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께서는 이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오만한 자세일 뿐만 아니라 도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개인적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도민들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는 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대전방송 측이 상의 없이 자신을 뺀 상태에서 방송녹화를 재개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방송사가 도지사의 요구에 따라 패널을 마음대로 제외시킨 것은 특정인이 입맛에 맞는 패널을 선정하도록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2007년 7월 대전KBS 방송총국 주최의 민선4기 평가 토론회 녹화방송에서도 토론 도중 자리를 박차고 스튜디오를 이탈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당시 토론자 중 한 명인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상선 대표가 “(충남도정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도민은 보이지 않고 도지사 개인의 현란한 스타 플레이어 경기를 본 느낌” 이라고 쓴소리를 하자 이같이 반응했다.

당시 이 지사는 “이런 방송토론은 할 수 없다”며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녹화방송이 10여 분간 중단됐다. 이 지사는 방송토론이 재개된 후에도 “토론자 선정이 잘못됐다”, “질문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등 토론자들에게 면박을 줘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그로부터 2년 만에 방송국과 토론자가 바뀐 상태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된 셈이다. 

시민단체, “쓴 소리 거부는 소통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낡은 사고”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을 지켜본 충남도 공보관실 관계자는 “첫 질문에 나선 장 교수께서 처음부터 공격적인 질문을 재차 던지고, 이 지사님의 답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허리를 끊어 갈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방송(TJB) 담당 PD는 “방송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해프닝이 있을 수 있다”며 “오늘 일은 사전 각본 없이 자유롭게 진행하다 생긴 것으로 전혀 이슈화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김지훈 집행위원장은 “도지사께서 반복적으로 토론회 도중 질문 내용을 문제 삼아 자리를 뜨는 것은 비판의 목소리를 막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쓴소리를 거부하는 것은 도민과의 소통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낡은 사고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방송에 대해서도 “장호순 교수를 참여시키지 않은 가운데 토론회를 재개한 것은 애초 방송취지와 다른 것으로 방송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완구 지사, “적절치 못한 행동” 사과 … 장호순 교수, “사과 수용, 더 문제 삼지 않을 것”
 
이완구 충남지사가 대전방송(TJB)의 충남도정 평가 토론회 녹화방송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과 관련, 논란의 당사자인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언론단체로 번졌던 파문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6월18일 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늘 오후 6시경 이 지사께서 전화를 걸어와 어제 일에 대해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고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이 지사께서 ‘(장 교수의 질문은)적절했는데 중요한 국방대 논산 전과 관련한 합의를 앞두고 민감한 상태여서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이 지사께서 소통방식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차원에서 사과한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받아 들여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비서실 관계자도 “지사께서 장 교수님과 전화 통화 후 흡족해 하셨다”는 장 교수의 설명을 뒷받침했다. 

장 교수는 대전방송(TJB)이 재녹화 과정에서 자신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서도 “담당 PD로 부터 ‘제작 일정에 쫓기고 예정된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다 판단 미숙으로 생긴 일로 다른 의도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해 왔다”며 “전체적으로 납득할 만하다고 생각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 교수가 양 측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파문은 하루 만에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전과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은 이날 성명과 논평을 통해 이 지사의 사과와 ‘대전방송’의 재녹화분 방영계획 취소를 각각 요구했었다.  
 
“도민과 소통 원하지 않나" 충남시민·언론단체, 이 지사 토론파행 비판 성명
 
이완구 충남지사가 대전방송(TJB)의 충남도정 평가 토론회 녹화방송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보도와 관련 대전·충남시민언론단체가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방송>은 이날 장 교수가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 토론회를 6월21일 오전 7시 방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6월18일 오전 공동성명을 통해 “이는 돌발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도지사가 도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표출된 것”이라며 “쓴 소리도 들을 줄 아는 소통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사에게 “토론회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대전방송에 대해서도 “(당초 예정됐던)패널을 뺀 상태에서 다시 재개된 점에 우려한다”며 “녹화 편집된 토론회 방송분을 방영하지 말고 생중계 토론회를 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지사가) 편파적이고 의도가 있는 질문이라며 토론을 거부한 것은 충남도를 책임지는 도지사의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대전방송 측에도 “해당 패널(장 교수)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제외시키고 토론회를 강행했다”며 “이는 언론 스스로 권위를실추시킨 행위로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이 지사에 대해 “지역주민과 언론에 사과할 것”을, 대전방송에 대해서는 “(예정된) 21일 토론회 녹화방송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패널 빠진 토론회 방영은 시청자 알권리 침해”

민주노동당 충남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질문자를 편파적이라고 공격하고 토론회 장을 나간 것은 충남도정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도민과 소통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충남도당은 또 “당시 녹화가 패널을 뺀 상태에서 재개된 것에 대해 방송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패널 한 명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 토론회를  방영한다면 시청자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논란이 된 토론회 녹화과정을 지켜봤다는 충남도 관계자는 “오프닝 멘트가 있은 후 사회자가 이 지사에게 민선4기 소회를 묻는 질문을 던져 답변하는 도중에 장 교수가 끼어들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비판하며 ‘지사직을 거는 외에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지사는 ‘도지사가 직을 거는 것보다 더 확실한 의지의 표현이 있느냐’며 설명했으나 (이후 양측이) 반복적인 멘트가 오가다 토론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충언련/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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