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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 돼서 장애인 꿈나무 키우고 싶어요”

왕쇼란·(29·청각장애인 수영선수)

등록일 2009년06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4~5일까지 치러졌던 제15회 충남장애인체전에서 2위와 무려 30초 이상이나 차이를 내며 수영에서 우승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중국인 왕쇼란씨.

청각장애를 가진 그녀는 지난 2005년 3월에 같은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한국인 남편 정종섭(38)씨와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사랑을 키운 끝에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중국전국체전에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 2000년 대만에서 열린 농아올림픽에서 배영, 평영 100m 우승, 200m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뒀고 2005년 멜버른 농아올림픽에서 400m 계주에 출전해 입상하는 등 각종대회를 휩쓸었던 선수다.

그런 성적을 뒤로 하고 한국에 넘어온 것은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꿈나무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은 꿈을 위해서였다. 중국에는 장애인을 위한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기관이 없지만 한국에는 장애아동 교육을 전공할 수 있는 대학교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정작 국적신청 후 28개월이 지나야 허가가 나오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한국에 온 지 4년이 지난 14개월 전에야 신청했다. 농아인의 특성상 언어의 장벽을 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왕쇼란 선수는 대회 성적으로 특기장학생을 노렸는데 국적이 없는 지금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빠른 기간 내에 국적을 얻어서 국위선양도 하고 대학에 입학해야 장애인 수영교육도 전공할 수 있다고 법무부에 몇 번씩이나 요청했지만 그녀에게는 실망스러운 답변만 전해줬다고.

그나마 충남장애인체육회의 도움으로 2008년 전국농아인체전에서 5관왕, 전국장애인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충남최초의 수영메달을 안겨줄 수 있었다.

남편과 함께 장애인으로서 살기에 넉넉치 못한 살림인데다 순천향대 후문 앞 김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랴 한국 수화 배우랴… 수영연습은 평소엔 꿈도 못꾼다. 그런 와중에도 대회기간동안 주말을 이용해 연습한 결과라는 사실에 더욱 놀랍기만 하고, 대한민국 국적이 없어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왕쇼란 선수는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회상금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자신의 꿈을 위한 희망을 오늘도 키워가고 있다.

안성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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