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복지세상이 주최한 ‘빈곤아동의 건강행태 현황 및 건강증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발굴, 지원 시급
천안지역 빈곤아동들의 정신·육체적인 건강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심리정서와 관련된 질문에서 조사대상 빈곤아동 중 우울감을 느끼는 사례가 전체의 35.7%,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응답이 21.6%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대표 양진욱·복지세상)이 실시한 천안시 빈곤아동건강행태조사를 통해 지적됐다.
복지세상은 천안지역 빈곤아동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확인하고자 2008년12월부터 2009년4월까지 천안시 급식지원대상 초등학생 766명과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보호자 1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지역아동센터 실무자 29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분야는 영양, 운동, 체중관리, 구강관리, 위생습관, 정신건강, 안전, 음주·흡연습관 등 26개 항목이었다.
‘스트레스 받고 있는 아동’ 59.5%
우선 스트레스 인지율을 묻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59.5%의 아동이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부문제, 가정문제, 친구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우울감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 1년 동안 2주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분이 쳐지고 우울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아동이 35.7%로 나타났다. 우울감에 이어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생각을 해보았는가에 대하여 응답자의 21.6%가 그렇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아동 중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48.8% 였으며, 우울감 경험자는 63.1%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침 굶는 아동 ‘18%’ 이상
아침식사 현황을 살펴보면 주 1~2회 이하로 아침식사를 하는 아동의 비율이 18%로 나타났다. 주 1~2회 이하로 아침식사를 하는 결식율이 높은 가구는 상대적으로 한부모가정의 비중이 높았는데 특히 부자가정이 모자가정에 비해 다소 높았다.
김 간사는 “한부모 가정의 경우 한부모의 경제활동과 가사가 병행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아동에 대해 돌봄이 어려운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휴일이나 지역아동센터를 오지 않을 때(도시락이 배달되지 않을 때)에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26.6%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아침식사에 이어 휴일 결식도 한부모 가정의 아동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중 5시간이상 TV 본다’ 19% 이상
운동 등 신체활동에 관한 질문으로 일주일동안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운동 실천률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1~2회 이하로 운동하는 아동이 57%로 조사됐다.
주 5일 이상 매일 운동하는 아동은 읍면지역(36%)이 동지역(23.5%)에 비해 다소 높았으며, 성별로 남자가 32.2%로 여자 21.4%에 비해 다소 높았다.
TV시청의 경우 5시간 이상 시청한다는 아동이 주중 19.1%, 주말 27.7% 였고,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루평균 5시간 이상 하는 아동도 주중 6.7%, 주말 9.6%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저학년에 비해 고학년이 주중과 주말 TV시청시간과 게임이나 인터넷 평균사용시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술마신 경험, 8세가 최다
조사 대상자의 체질량(비만도) 현황을 살펴보면 조사 대상자의 62.2%가 저체중으로 나타났으며, 저학년의 저체중이 고학년에 비해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체질량 정상범위의 아동인 경우에도 64.0%가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아동의 24.3%는 음주경험이 있으며, 첫 음주 경험 나이는 8세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음주경험아동의 16.3%가 지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흡연경험률은 전체 응답아동의 9.6%가 있다고 답했으며, 첫 흡연연령이 9.3세로 나타났다. 흡연경험 아동의 20.8%는 지속하고 있다고 응답해 음주지속률에 비해 흡연지속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상대적으로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진희 기자>
아동기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
아이들의 건강권, 지역사회가 지켜줘야
지난달 28일(화)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빈곤아동의 건강행태 현황 및 건강증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천안시의회 서용석, 이명근 의원과 100여 명의 사회복지단체장, 실무자들이 함께해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고민했다.
여기서는 특히 복지세상 김진영 간사가 발표한 ‘천안시 저소득·빈곤아동 건강행태조사 결과보고 및 과제’가 관심을 끌었다. 김 간사는 장기간에 걸친 조사의 결과를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조사결과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건강행태 우선순위 중 첫 번째는 심리정서 문제로 드러났으며, 그 다음으로 결식이나 편식 등 영양, 세 번째는 신체활동, 마지막으로 음주흡연 순으로 나타났다.
김 간사는 “우선순위 4개 영역 중 3개 이상의 문제행동 영역을 가진 아동은 전체 37명이고 2개의 문제행동 영역을 가진 아동은 177명으로 나타나 이런 문제행동에 대한 개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동기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김진영 간사는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6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지원이 시급한 대상에게 우선적으로 예산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6가지는 ▶저소득 아동 심리정서 지원 강화 ▶결식률 개선을 위한 접근 ▶가족단위 개입과 사례관리 ▶지방정부 자원발굴 및 연계지원 강화 ▶건강증진 관련 교육, 홍보 강화 ▶건강형평성 인식에 따른 접근 등이다.
토론자로 나선 순천향대 전경자 교수도 “가정에서조차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빈곤아동들의 경우, 지역사회의 책임이 더욱 커진다”며 ▷대상의 위험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접근을 달리할 것 ▷어른들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에 모범을 보일 것 ▷지방정부와 민간단체가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벌일 것 등을 제안했다.
천안시 여성가족과의 김영옥 아동보육팀장은 “현실적으로 심리·사회적인 지원이 특히 미약한 실정”이라며 현재 추진중인 ‘드림스타트 센터’의 내실을 기하고 다양한 기관·개인과 네트워크를 통해 치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낮은울타리 지역아동센터의 문미영 교사는 “작년연말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구강검진에서 전체아동의 80%가 충지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며 “빈곤아동들의 생활전반적인 건강증진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산초등학교 장영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할 일로 ▷교사의 아동건강관리 의무화 ▷부모교육 및 아동건강관련 소식지 발송 정기화 ▷사례관리사업과 관련한 시스템 구축 등을 꼽았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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