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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8일부터 5월3일까지 6일동안 개최됐던 아산성웅이순신축제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
지난 3일 제48회 아산성웅이순신축제가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 제464주년을 맞이해 개최된 이번 축제는 ‘희망을 지휘하라 이순신처럼’이라는 주제로 4월28일부터 6일동안 곡교천 둔치를 밝혔다.
이번 축제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었다. 우선 2년 연속 문화관광부 지정 유망축제로 선정됐다가 올해 예비축제로 격하되면서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수도권전철 개통 이후 첫 개최와 충남도와 공동개최라는 점에서 얼마큼 도약을 이룰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총감독제와 총연출, 또 각각의 프로그램별 감독제의 시행으로 프로그램의 내실을 기할 것이라는 이순신축제위원회의 각오에도 기대를 가졌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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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수백명의 인파가 먹거리장터로 가려고 부교에 몰리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에 경고등이 울렸다. 진행요원이 긴급투입해 통행을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 |
역대 최다 인파 몰린 개막식 등 화려했던 6일
아산성웅이순신축제의 사전행사로 지난 25일 신정호 국민관광지 이순신장군동상의 목욕식과 많은 시민의 참여속에 충무공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기는 백의종군체험걷기행사가 열렸으며, 온양충무정에서는 전국남녀궁도대회가 실시됐다.
28일에는 이순신장군 탄생 464주년 기념 다례행사가 현충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이건무 문화재청장, 이완구 충남도지사, 강희복 아산시장 등 각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오후 3시부터는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이순신장군 출정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충무공이 전장으로 떠나며 군사들의 사기를 복돋우며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던 출정식을 재현한 이번 퍼레이드는 취타대와 전통의장대, 해군군악대 순으로 온양온천역에서 출발해 시내주요도로변을 거쳐 곡교천 주행사장까지 약 2km를 많은 지역시민과 관광객의 참여와 축하속에 웅장한 거리퍼레이드로 진행됐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개막식에는 승첩성수 봉치식, 뮤지컬 ‘여해’공연과 기념음악회 및 인기가수 공연으로 축제를 한층 뜨겁게 달궜으며 유례없는 4만여 명의 군중이 몰리며 환상의 멀티미디어쇼와 불꽃놀이로 이날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4월29일부터는 무과전시회, 전통 줄타기 및 민속놀이, 이순신상황극, 아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남원시립국악단과 성남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미술전시회, 진도견 전람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5월3일 축제 마지막날에는 이순신글짓기대회가 열려 청소년들이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겼으며 퓨전국악 및 가수 안치환의 공연에 이어 퓨전 재즈밴드, 팝페라 라스페란자, 전통 타악 퍼포먼스 ‘얼쑤’와 강희복 아산시장의 폐막선언을 끝으로 불꽃놀이와 강강수월래로 6일간의 축제의 막을 내렸다.
새로 도입된 프로그램,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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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발한 이순신 해상대전 게임. e-sports 대회는 이번 축제의 새로운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
특히, 이번에 새롭게 시도된 프로그램들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이다.
우선 전국최초로 지방자치단체인 아산시와 지역대학교 호서대가 공동개발한 충무공 해상대전 e-sports대회는 충무공 이순신의 해상전을 기본으로 한 3D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실제 임진왜란 때 사용됐던 거북선, 조운선, 판옥선 등의 조선함선과 세키부네 등의 일본함선을 모델링해 게임을 하는 것으로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와 더불어 성웅이순신축제를 외국인과 함께 하고자 순천향대, 호서대, 선문대 등 지역 대학의 외국인유학생과 다문화가족이 함께하는 세계음식 체험, 의상체험, 문화체험 등도 연일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이들의 한국문화 체험 역시 아산과 대한민국을 알리는 기회였다는 평이다. 기존에 대학들이 첫날 동원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텅빈 부스를 지키다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철수해야 했던 점에서는 한층 발전된 모습이다.
또 주무대 옆에 야영장을 조성해 1박2일동안 가족이 함께 참여했던 이순신 병영체험도 가족단위의 참여를 장려시키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각광을 받았으며, 시행시점을 학생들의 이동이 자유로운 주말을 집중으로 조정하고 날씨에 대해 탄력적인 프로그램을 보안하면 한층 발전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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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도입했지만 다소 원래의 취지와 벗어난 듯한 인사을 벗지 못하는 청소년이순신 선발대회. 안성준 아산 교육장이 시상하고 있다. |
반면 아쉬움을 남긴 시도도 많았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은 물론 전 국민에게 이순신장군의 삶과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고 익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처음 실시한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는 주최측에서 밝힌 바같이 짧은 준비기간에 걸쳐 실시돼 전국에서 103명이 신청하는 등 저조한 참여율과 함께 심사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시행 전부터 시민단체의 성명서에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최종 5명씩 15명을 선발했지만 선발된 15명에 대해서도 장학금 외에 이순신축제에 참여를 유도하고 축제 안으로 흡수될 수 있는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심차게 준비한 멀티미디어쇼와 레이저쇼는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이순신 장군의 홀로그램 재연은 화면과 소리가 맞지 않아 어색한 침묵이 흐르게 했고, 강희복 시장과 사회자 등 실제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을 민망하게 했다. 화면도 너무 흐려서 객석 중간부터는 도대체 무슨 모습이고 무슨 의도인지 파악하기 조차 어려웠다.
레이저쇼 역시 무대 뒤편 곡교천변에서 물을 뿜어 수막을 형성한 후 레이저빔을 통해 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주무대 대형스크린에 보여줬던 이순신 축제 홍보영상과 다를 게 없는 영상물을 보여주었다. 관람객들은 그렇게 어려운 방법으로 굳이 그 영상을 봐야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고, 그나마 바람이라도 심하게 불면 수막이 흐트러져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등 이번 축제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프로그램으로 손꼽히고 있다.
원활한 교통통제 등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역량 빛나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답게 축제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의 역량이 발군이었다.
해병대 전우회,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 지역의 봉사단체의 참여는 교통통제, 부교안전관리 등 행사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과 시청공무원의 참여도 전체적으로 예전의 소극적이고 남의 행사라는 느낌을 주는 방관자적인 모습과 달리 먼저 찾아와 문의하고 안보이는 곳에서 쓰레기수거 등 적극적으로 축제에 참여했다는 평이다.
볼거리는 많지만 피곤한 축제…산만한 동선, 동시다발적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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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서도 꾸준히 문화공연이 개최돼 시민들의 호응이 이어졌지만 구경찰서부지와의 연계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이다. |
이순신 축제는 축제 내내 곡교천변, 주무대, 온양온천역, 구 경찰서 부지 등 그야말로 언제 어디를 가든 공연이 펼쳐졌고 전시행사와 각종 부대행사로 화려한 볼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한꺼번에 펼쳐지면서 관람객들은 집중력을 잃었고 이순신축제를 알짜배기로 관람했다는 느낌을 얻을 만한 동선을 찾지 못했다.
우선 주무대 객석배치를 이동통로 없이 배치해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가 힘들고, 새로 들어오려는 관람객들도 사실상 생각을 포기하게끔 만들었다. 무대 뒤에서 펼쳐진 불꽃놀이와 멀티미디어 쇼 역시 관람객들의 동선을 고려하지 못한 장소였다는 지적이다. 집중하지 않고 찾지 않으면 어디서 봐야할 지 도통 모를 수밖에 없다.
주행사장은 관람을 하다 마땅히 앉아서 쉴 공간이 없어 노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은 땡볕에서 다리가 아파도 이동중에는 쉴 곳이 없어 어린아이들과 어르신 등 노약자들이 부스 안에서 앉아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부러워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부교 역시 첫날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았다. 이후에는 특별히 부하현상 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였지만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안전관리가 필수로 따라야만 했다. 한 관람객은 부교를 하나가 아닌 두 개로 만들어 일방통행으로 만들면 훨씬 원활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동시다발적인 공연 역시 관람객들의 집중력을 산만하게 했다. 특히 온양온천역광장 특설무대와 구경찰서 부지 공연은 관람객의 집중력을 전혀 고려치 않았다. 온양온천역 특설무대는 생각보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구경찰서에 마련된 특설무대는 썰렁함 그 자체. 건물의 리모델링도 채 끝나지 않아 철거중인 건물을 연상케 하는데다 역전에서 음악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그나마 호기심 어린 눈빛마저 거두게 됐다. 결국 차량을 통제하고 공연장으로 운영했던 구경찰서부지는 행사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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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구경찰서 부지 특설무대. 재래시장 주차장으로 사용된 부지를 통제하고 마련한 무대이지만 역전의 공연에 밀려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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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찰서 부지 입구. 특설무대는 결국 행사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사진은 5월1일 찍힌 것으로, 그전에 특설무대는 철수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서있는 안내판이 무색했다. |
최고 인기 먹거리장터, 아직도 숙제 많아…위생, 교육, 영수증 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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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축제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먹거리장터. 하지만 위생문제와 사행성 게임장 등 교육축제를 지향하는 이순신축제에게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
축제기간 중 가장 많은 발걸음이 닿는 곳은 다름 아닌 먹거리장터일 것이다.
아산시는 지난해부터 외지 상인들에 의해 난립되고 있는 ‘먹거리 장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부터 음식업조합 아산시지부에서 ‘먹거리 장터’운영권을 위탁, 시에 등록된 음식업소에 한해 ‘먹거리 장터’에 입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식품위생 관리에서부터 교통정리까지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예방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로 행사 때마다 빚어졌던 각종 잡음들이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아직도 숙제는 많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은 위생문제. 외지 관광객들에게는 흙먼지 날리는 통로 옆에서 숯불로 굽고 있는 각종 고기들이 결코 가족들에게 먹이고 싶은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시효과를 위해서든 장소의 협소로 생긴 것이든, 통로에서 고기굽기는 일련의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교육축제를 지향하면서도 사행성 오락시설을 떨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각종 도박성 게임이 버젓이 들어선 것은 물론, 놀이동산에 자리잡은 품바공연은 그 수위가 학생들이 듣기에 민망한 말들이 쏟아져 나와 교육축제의 위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평이다. 이웃 천안의 흥타령 축제의 경우, 처음부터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강하게 통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해결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수증을 끊어주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천안에서 직장의 팀원들과 찾았다는 유모씨(31)는 “축제를 구경하고 먹거리장터에서 음식을 먹고 회식비로 지출을 하려고 했는데 영수증 처리가 안된다고 했다. 사실 부담없이 먹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은 아닌데, 우리처럼 단체로 온 사람들은 가격도 적지 않고 회비처리도 어려우면 정말 부담된다”며 “카드처리도 안되고 항상 현금을 지참해야 올 수 있는 곳이라면 점포의 수입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세금도 하나 떼지 않고 현금으로 돈을 번다는 것 아니냐. 맛있게 먹고 손해보는 기분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관람객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돼야
무엇보다 통일된 스토리텔링(전체적인 테마의 진행)이 아쉬웠던 축제였다.
‘희망을 지휘하라 이순신처럼’이라는 주제는 뮤지컬과 연극공연을 보지 않으면 행사장 어디에서도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집중력 있게 관람하기가 힘들었다는 불평도 있었다. 주행사장에서 리허설을 시작하면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일대는 어떤 행사도 집중력을 갖고 구경하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공연하면 저쪽에서 떠들고 있으니 공연하던 사람도 관람객들 앞에서 ‘이래서 어디 공연하겠냐’며 한탄하기도.
즉, 어디서 이런 공연을 하면 행사장 안의 모든 분위기가 그 공연을 중심으로 모아져야 관람객들도 여기저기 휩쓸리지 않고 의도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그 공연의 주제도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에서 온 김상수(32)씨는 “축제를 좋아해서 사진동호인들과 축제를 많이 돌아다니는데, 이순신축제만큼 크고 화려한 축제도 드물다. 정말 즐겁고 볼거리가 많은 축제”라며 “그런데 관람객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관광객들이 신경써서 볼거리를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으면 무엇인가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연으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동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주제전시관에서 예전 일본군과 조선군 분장을 한 캐릭터들이 사라져,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볼거리도 제공했던 점에서 아쉬웠다는 의견과 교육축제로서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규모도 커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져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내실 있는 축제였다는 평이다. 하지만 집중력 있는 관람을 위해서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이 아닌 구경하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