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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을 볼 낯이 없습니다”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낸 충무공 이순신 장군 고택 터를 포함한 현충사 내 10만㎡ 토지가 경매에 나오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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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인 성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까지 지낸 아산시 현충사 경내 고택(사적 154호) 터와 인근 임야 등이 법원 경매로 나와 지역민과 전 국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구제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따르면 현충사 경내의 문화재로 지정된 이 충무공 옛집 부지 3필지 7만4711㎡와 문화재보호구역 내 임야와 농지 4필지 등 7건 9만8000여 ㎡에 대해 30일 오전 10시 제2호 법정에서 1차 경매가 실시됐다.
총 경매 가격은 19억6000만 원이며 경매 청구권자는 김 모씨(70)의 청구금액은 7억 원이다.
법원은 경매 결과 입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됨에 따라 5월4일 2차, 6월8일 3차, 7월13일 4차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문화재보호구역 내의 부지인 점에서 재산권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입찰자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경매까지 진행된 원인은 충무공의 15대 후손 종부(宗婦)인 최모씨(56)가 수 십 억원을 종가재산을 담보로 빚을 내 사업을 했지만 실패하면서 채무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대상 토지에는 이 충무공이 소년시절부터 무과에 급제할 때까지 살았던 옛집과 충무공의 아들인 이 면의 묘와 장인, 장모 묘소도 포함돼 있지만, 법원에서는 해당 부지 위에 지어져 있는 건물로 안채와 사랑채가 이어진 형태인 한옥 고택(3901㎡)과 60년생 소나무 3869그루, 공작물, 묘소 등은 현충사에서 관리함을 명시해 경매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문화재관리지적…종친회 내부 갈등도 드러나
지난 2006년 땅의 소유주인 덕수이씨 종부 최씨는 문화재청에 찾아가 땅을 매입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문화재청의 미온적인 태도로 협의가 흐지부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화재 관리에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화재청에서는 지난 2001년 현충사 문화재보호구역 일대 부지 2만2793㎡를 매입한 데 이어 2005년 2만5885㎡, 2006년 1만3582㎡ 등 모두 6만2260㎡의 토지를 사들였으나 문화재 시설이 있는 관련 토지는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순신 고택부지나 묘소 등 중요 문화재가 있는 부지에 대한 매입을 소홀히 한 점에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종친회 내부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대를 잇는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덕수이씨 종친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순신 장군의 15대 종손 이재국씨가 65세의 나이로 자손 없이 세상을 떠난 후, 충무공의 대를 잇기 위해 덕수 이씨 종친회와 15대 종부 최씨는 2001년 7촌 조카를 양자로 들였지만 양자의 재산권을 두고 종부 최씨와 양자의 생부 및 종친회와 갈등이 발생, 파양소송을 벌인 끝에 법원은 ‘망자에게 양자를 들일 수 없다’고 판결, 결국 이순신 장군의 대는 15대에서 끊긴 셈이 됐다.
이같은 갈등은 경매가 진행중인 현재까지도 계속돼, 종친회에서는 종부 최씨를 퇴출시키고 모금을 통해 경매에 직접 참여할 뜻을 밝혔다.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친회(회장 이재왕)는 27일 오전 10시 아산 종친회 사무실에서 이범 덕수이씨 대종회 부회장과 이재왕 종친회장 등 종친회 이사와 회원 등 31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 5살 난 양자를 들이 최씨는 양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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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 고택 터의 경매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각계에서 구제를 위한 목소리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충사 전경 모습 ‘O’표시된 지역이 경매가 진행되는 고택 부지이다. |
개인소유 안돼! 지역사회 구제 목소리
이같은 소식이 퍼지자 지역사회 각계 각층에서는 경매를 통해 개인의 손으로 들어가면 어떤 상술의 피해산물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구제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명수 국회의원은 이 소식을 접한 직후 25일 이건무 문화재청장과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종가와 종친회와의 사전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이순장군 고택부지 등 경매에 나온 사적지를 조속한 시일내에 국유재산화는 방향으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고 밝혔다.
또 26일에는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서 ‘정부가 나서 이순신 장군의 ‘영지’를 서둘러 구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번 경매 사태는 정부가 보존가치가 높은 곳임에도 40년 이상 국유화하지 않고 사유지로 방치해 '불씨'를 자초한 셈”이라며 “서둘러 문제해결에 진력할 것과 차제에 정부의 문화재 관리의식의 재무장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향토기업인 계룡건설의 이인구 명예회장은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의 생가가 현충사의 부속건물로 있으면서 국유지로 사들이지 않은 게 문제였다’며 ‘계룡장학회에서 고택 부지를 매입해 문화재청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계룡장학재단 관계자는 “이인구 회장의 발언은 당장 경매에 참여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문화재청과 적당한 가격에 합의가 되면 구입해 기부체납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에서 장학사업을 펼치는 만큼 지역의 문화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말씀하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28일에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변평섭)에서도 ㈔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회장 이강백)와 손을 잡고 고택소유 유물의 보존 등을 위한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고택소유 유물의 수집과 연구, 전시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고택을 활용한 체험 및 답사 등의 프로그램 운영과 고택소유 유물의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도록(圖錄)도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