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복지관을 장애인이 운영한다면 정상인이 운영하는 것과 어떻게 다를까? 실질적인 업무의 효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의 업무라면 전문적인 사회복지사들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10일 아산시장애인복지관장으로 취임한 이창호(51) 관장은 본인도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는 만큼, 장애인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운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죠. 장애인들에게 재활을 위한 교육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경제적인 문제, 자아실현을 위한 길을 마련해주는 생활의 안정을 위한 정책마련.. 이런 것들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취업보장, 체육시설 확충 등 저도 이런 부분에서 경제적인 자립과 안정을 위한 방향에서 더 노력하고 싶어요.”
훌륭했던 업무, 기존 직원들이 이어갈 것
아산시장애인복지관은 대외적인 업무평가에서 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아왔다. 이창호 관장도 이같은 업무능력을 인정하며 기존의 직원들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직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살려서 운영해야겠다는 방침은 갖고 있어요. 행정적인 업무에 관한 일이나 복지에 관한 일은 당연히 직원들이 훨씬 전문적이니까요. 다만 전 대외적인 부분에서 장애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아산시장애인체육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 관장은 아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휠스파워농구단 등 체육팀에 관해서는 통합이 아닌 서로 상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장애인도민체전이 열리는데 장애인체육회에서 주관하지만 장애인복지관 체육팀도 전적으로 참여해 한뜻으로 치룰 생각입니다. 체육팀의 통합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복지관팀은 복지관 사업이니까 지속적으로 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상호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옳은 것 같아요. 그리고 체육회와 서로 행사가 있거나 경기가 있을 때 서로 협조하고 응원해주는 공조체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 장애인단체 회장직 겸임, 분산이 아닌 네트워크
이창호 관장이 당초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아산지회 회장이었고 장애인체육회장도 함께 맡고 있는 부분에서 일각에서는 업무의 집중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관장은 이런 지적에 집중력의 분산이 아닌 네트워크화라고 주장했다.
“협회 회장직은 봉사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기존에 협회차원에서 활동할 때 보다는 복지관장의 활동력이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추진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에 복지관 업무를 주로 보겠죠. 오히려 집중력의 분산이 아니라 다른 장애인단체와의 관계를 유지함으로서 복지관 혼자만의 사업 아니라 네트워크를 형성해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지관에서는 전문적인 업무를 기반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길을 열어주고 이를 장애인단체에 보급함으로써 활성화와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죠.”
이같은 생각을 밝힌 이 관장은 취임식에도 어려운 경기를 의식해 최대한 행사를 축소, 관내 장애인관련시설 및 장애인단체에게만 연락을 해 직원들과 조용히 치뤘다고. 하지만 어떻게 알고 다른지역의 장애인단체에서 축하를 위해 많이 참석해줬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끝으로 “관장, 회장이라고 해서 모든 사업을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일이잖습니까? 관내에 여러단체로 갈라진 장애인들을 좋은 방향으로 힘과 마음을 모을 수 있게끔 모두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 밝힌 이창호 회장은 부인 성정숙(50)여사와 1남 3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