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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복 시장은 17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시민들의 각종 민원을 직접 청취했다. 시민들의 불편과 요구는 인과관계가 분명하고, 구체적이었다. 10년, 20년, 100년 장기적인 도시계획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민들의 현안문제도 함께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2009 아산시민과의 대화 동행취재를 마치며...
강희복 아산시장은 지난 2월3일 염치읍을 시작으로 2월24일 온양5동까지 읍·면·동을 순회하며 시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지역 주민들의 민생현안을 직접 청취해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강 시장은 각 부서의 최고 책임자들은 물론 경찰서, 교육청, 소방서, 농촌공사, 농협, 주택공사, 기업 등 유관기관 실무진과 동행해 일일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아산시 정기인사가 단행돼 하루아침에 직책과 업무가 바뀌는 등 실무를 맡은 공무원들의 집중력저하와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읍면동에서는 도의원, 시의원, 지역기관장, 학교장, 이·통장, 주민 등이 참석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했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즉석에서 쏟아놓는 말들은 단순 민원부터 시정비판까지 다양했다.
아산신도시 2단계 보상협의가 민감하게 진행되고 있는 탕정면에서는 강시장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됐다. 토지보상주민대책위는 시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주민의 편에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서부산단조성, 도시개발 등이 예정된 인주·신창 등은 언제 시행될지도 모르는 사업계획 때문에 행위 제한을 받아야 하는 주민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리고 신도시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설치되는 고압송전탑에 ‘왜 죄 없는 원주민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야 하냐’는 하소연도 들렸다.
온양 2동과 5동에서는 온양온천역사를 관통하는 충무대로 개통을 요구하는 주민과 역광장 존치와 공원화를 추진하는 강희복 시장이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였다.
강시장은 “나의 인격과, 시장직책을 걸고 아산시 미래를 위해 역 광장을 관통하는 도로는 뚫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이 옳은지, 시장이 옳은지’ 검증단계가 생략된 일방적인 선언이었다.
미래 첨단산업도시 아산을 열어가는 길목에는 각종 편의와 풍요의 혜택을 받는 자와 소외와 고통을 받으며, 희생당하는 시민들이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에는 수 천 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도, 몇 백 만원이면 충분할 농로포장이 뒷전으로 밀리기도 한다. 신도시에는 인공호수까지 조성되면서도,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자연하천정비가 늦춰져 주민이 불안하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아산시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생활민원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었다. 시민과의 대화에 앞서 아산시는 21세기 서해안시대를 이끌어 갈 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시청각자료를 제공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는 추상적이고 불확실한 미래보다 당장 생활 속의 불편과 숙원사업부터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민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강 시장은 적극적인 자세로 경청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호응을 얻었다. 반면 각종 도시개발 사업이나 충무대로개설문제 등 주민과 견해를 달리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다는 인상도 남겼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