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와 매상이 20%정도 줄었어요. 사람들이 그만큼 주머니를 줄인거죠. 3000원어치 먹던 사람이 2000원어치 먹는다니까요”
아파트 단지를 찾아다니는 일일 장터, 이른바 ‘알뜰장터’에서 먹거리코너를 운영하는 김기종·유은희 부부. 1년을 조금 넘게 하고 있는 이 사업에서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고 말하는 두 사람에게서 고된 하루를 보내는 서민들의 표정을 엿볼 수 있었다.
알뜰장터는 상인들이 팀을 이루며 각 아파트단지를 돌면서 일일 장터를 운영하는 체제로, 이미 많은 팀들이 장사가 잘되는 아파트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저희는 떡볶이, 오뎅 같은 서민음식이라 큰 평수에 고급아파트 보다는 작은 평수에 많은 세대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장사가 잘돼요. 또 큰 아파트는 아무래도 이미지 때문에 알뜰장터를 꺼려하거든요”
김씨는 이일을 하기 전에 회사도 다녔고 요식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인원감축 대상이 됐고, 나이도 먹어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고.
“아는 분 소개로 처음 하게 됐는데, 요식업 경험이 있으니까 그나마 빨리 적응했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개인장사니까 회사보다는 낫고 또 매장을 얻는 것보다는 경제적 부담이 덜하니까요. 그래도 날씨에 민감하다보니까 어려운 점이 있어요.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매장 준비하는 것도, 그날 장사도 안돼서 힘들거든요”
그도 그럴만 한 것이, 매장을 준비하고 정리하는 것만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기자와 만나서 이야기 하면서도 매장준비에 바빠서 손을 쉴틈 없이 움직이고 있는 김씨였다.
“그래도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고 정갈하게 음식한다고 알아주면 그때가 가장 보람있죠. 단골도 많아요. 이 장사도 하루 하고 마는 장사가 아니거든요. 원래 장사는 단골장사잖아요”
나라가 힘들고 경제가 힘들고 우리 이웃이 힘든 요즘이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 보람되다는 두 부부의 표정에서 또 다른 희망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