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야구에 대한 열정을 '천안시청 FAST 야구단'에서 펼치고 있는 고병학 감독.
우리나라에서 야구만큼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지난 1982년 출범한 국내 프로야구는 야구팬들의 애정 속에 올해는 시즌 최다관중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단지 보고 응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은 웬만한 열성이 아니고는 쉽지 않은 일이다.
천안시청 홍보기획팀 고병학(40)씨는 야구를 좋아하는 천안시청 공무원들이 모인 ‘천안시청 FAST 야구단’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면서 유년시절부터 간직해온 야구에 대한 열정을 펼치고 있다.
“어린 시절 일요일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친구들을 불러 모았죠. 그리고 운동장에서 야구며 축구며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뛰어놀았어요. 그때도 경기전략을 짜고 타순을 정해주곤 했었죠.”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지략 덕분일까? 지난달 열린 제5회 충청남도 공무원 야구대회에서 천안시청이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화제가 되자 ‘고 감독’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1점차로 뒤진 마지막 공격 찬스에 투아웃까지 주자가 없을 땐 정말 ‘이제 끝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경기를 뒤집었으니 감격은 말로 다 못하죠.”
짜릿했던 역전 우승의 감동은 아직도 잔잔하게 남아 있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고 감독이지만 감독이라는 중책은 한편으로 부담도 따른다. 주말일과는 항상 야구를 위해 맞춰져 있고, 결코 모임에 빠질 수 없다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탓에 주말이면 밖으로 나가기 바쁘지만 그런 ‘고 감독’을 이해해주는 부인이 고마울 따름이다. 함께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다보니 이젠 부인이 더 열성적인 야구팬이 됐다고.
준우승만 3회를 차지했던 한을 풀고 충남 공무원 야구 최강자에 오른 천안시청 FAST 야구단은 이제 전국대회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매년 제주도에서 전국 공무원 야구대회가 열립니다. 공무원 대회로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큰 대회죠. 그동안 3위는 두 번 했었는데, 좀 더 노력해서 언젠가 전국대회 우승도 꼭 따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