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화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척추정형외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1)’에 의하면 한국은 이미 인구의 7%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이며, 이후에도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 2020년에 이르면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사회’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 ‘노인성 척추 측만증’이다. ‘척추 측만증’은 뒤에서 보았을 때 허리가 휘어져 보이는 병이다.
40대부터 발병
젊어서 꼿꼿했던 척추는 40대를 지나면서 추간판(디스크)에서부터 퇴행성변화가 시작되어 단단하게 지지하던 뒤쪽 구조물들의 변화가 오게 된다. 뒤쪽 관절의 동반 퇴행성 변화로 인해 하중 전달이 비대칭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척추의 회전 변형과 측면으로의 전위가 발생해 결국 척추 측만증이 발생된다.
이러한 노인들의 척추 측만증을 의학적으로는 ‘퇴행성 요추 측만증’이라고 부른다. 이는 청소년기에 시작된 측만증이 성인이 되어서도 잔존하는 것과 성인이 되어서 발생되는 것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정면 방사선촬영에서 10도 이상 기울기를 보이는 경우 측만증으로 진단을 내린다. 퇴행성 요추 측만증은 40대부터 발병하며,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0.5세이고, 남자와 여자는 같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발생 빈도는 보고자에 따라 다양하며, 많게는 68%로 보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 있어 본인이 측만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60대에 이르러 허리의 동통이나 다리로의 방사통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후에 발견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요통과 방사통, 보행 시 다리의 통증, 앉아 있는 경우 한쪽 팔로 걸치고 앉거나, 옷을 입은 경우 옷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예전에 비해 잘 맞지 않는 증상 등을 호소한다. 통증의 경우 만곡의 볼록면에 주로 나타나며, 만곡의 정도와 통증은 직접적 관계는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회전성 아탈구나 측면에서 볼 때 불규칙이 심할수록 통증도 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방사통의 경우는 만곡의 오목부에서 신경의 압박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변형이 심하거나 통증, 호흡장애 있으면 수술
질환의 경과는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변하지 않고, 또한 예전에는 골다공증이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측만증의 각도가 심하거나 전위가 심한 경우, 추체의 회전이 많은 경우 측만증이 더욱 심해 질 수 있다.
단순 방사선촬영 및 MRI, CT촬영 후 그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통증이나 방사통, 측만의 각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하여 근육을 강화시킨다거나 약물을 이용한 방법, 골다공증의 관리, 신경차단술 등의 보존적 치료법이다. 보조기의 사용은 변형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근력의 약화 등을 초래 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은 보존적 치료 방법에도 증상이나 측만의 정도가 더 심해지거나, 하지 방사통 및 신경 증상이 발생되거나, 심한 척추 변형으로 인해 호흡장애가 있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법은 단순히 감압술만 시행하는 것에서부터 척추의 측만을 교정하는 수술까지 다양하다. 흔한 수술의 목적은 요통을 감소시키고, 하지 방사통과 파행을 완화시키고, 요추의 변형을 교정하는 것이다.
수술의 범위는 환자의 전신 상태와 만곡의 유형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으나 인접 관절의 퇴행성 변화나 만곡의 증가 위험까지 고려해 세심하게 범위를 정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의 합병증으로는 경막외 혈종, 폐색전증, 호흡부전, 인접 분절 질환, 불유합, 기기 고정술의 실패 등이 있다. 최근에는 수술로 측만을 교정할 때 신경 손상 감시 장치를 사용함으로써 신경 손상 유무를 판정하고 있어 안전한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나이가 들면 다 그런 것이려니 하고 무시하고 방치하다가 병을 키운 사람들이다. 척추측만증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병원의 척추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고 곧은 허리로 편안한 노년을 즐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홍창화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척추정형외과)>